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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외국계 은행 대출 600억원 연체…"만기 연장할 것"

중앙일보

입력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뉴시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뉴시스

쌍용자동차는 600억원가량의 대출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지난 14일이 만기인 외국계 은행 3곳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으로 JP모건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300억원이다.

이번에 갚지 못한 대출 원리금은 자기자본금 7492억원의 8.02% 규모다. 또 이에 따른 연체 이자는 약 6000만원이다. 연체이자액은 잠정치로, 쌍용차는 해당 대출기관로부터 확인서를 받은 뒤 재공시하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일부 금액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만기 연장을 추진했으나 (외국계 은행에서) 받아주지 않아 연체가 발생했다"며 "계속해서 만기 연장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연말까지 산업은행으로 빌린 900억원도 상환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산업은행과도 만기 연장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만기 연장 상황 등을 지켜본 뒤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은 2241억원이다.

쌍용차의 재무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쌍용차는 차를 팔기는 하지만,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 대출금을 갚을 만한 상황이 안 된다"며 "마힌드라가 지분 매각 후 새 주인이 들어와야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3분기 9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기간 매출 7056억원, 매출원가 6915억원으로 원가비율이 98%에 달했다. 공장에서 98만원에 나온 차를 100만원에 팔았다는 뜻으로 이 기간 판매·관리비(1073억원)를 고려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81%였다.

이 때문에 쌍용차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연속 3분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번 4분기에도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면, 쌍용차는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지난 6월 이후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지부진하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홀딩스가 지분 인수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이날 오전 쌍용차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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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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