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질 위주 안주 습관 버려야

중앙일보

입력

건강의 적신호로 불리는 중년의 뱃살. 특히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는 지방이 주로 복부에 쌓이는 남성에게서 더 큰 문제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복부 비만은 복막 내에 있는 내장에도 지방이 쌓이므로 각종 성인병의 주범"이라고 강조한다.

◇ 복부 비만의 문제점

1백70㎝키에 70㎏인 B씨(47.남)."배가 좀 나온 건 알았지만 스스로 뚱뚱하다거나 건강에 나쁠 거란 생각은 안해봤다"고 털어놓는다.

B씨가 뱃살이 문제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건강검진에서 고지혈(高脂血)증과 당뇨병 위험이 있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부터다.

복부 비만이 건강에 나쁜 이유는 내장에 쌓이는 지방 때문이다. 내장 지방은 피하(皮下) 지방보다 지방산으로 쉽게 분해돼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쉽게 올린다.

또한 흡수될 때도 모세혈관을 통해 전신 혈액순환을 거쳐 흡수되는 피하 지방과 달리 곧바로 간문맥으로 흡수된다.

그 결과 간에서 일어나는 지방 합성이 증가하고 인슐린 흡수도 방해해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당뇨병 등 성인병 위험을 높이게 된다.


현재 복부비만 진단은 허리둘레가 남자 90㎝,여자 80㎝이상일 때 내린다. 여성은 여성 호르몬 덕분에 남는 지방이 유방.허벅지.엉덩이에 쌓이다가 폐경 이후부터는 남성처럼 복부에 쌓이면서 복부비만 환자가 증가하게 된다.

◇ 복부비만 치료

비만 진단을 받으면 곧 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우선 환자는 자신의 뱃살은 건강을 위해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복부비만 치료의 핵심 역시 먹는 양을 조금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데 있다.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남성들은 여성보다 체격이 좋고 근육질이 많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비만치료가 여성보다 훨씬 쉽다"고 설명한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소모되는 열량(기초대사량) 소비를 증가시키고 또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근육질이 많은 사람에게서 칼로리 소모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직장 남성이라면 회식 때도 평상시 식사처럼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실 웬만큼 체격이 좋은 사람이 테니스.등산 같은 힘든 운동을 한시간 내내 쉬지 않고 해도 5백㎉를 소모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회식 때 삼겹살 2인분+소주 한병+밥을 먹을 경우 단숨에 3천㎉를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1주일에 두번만 회식을 하다 보면 1주일 내내 등산을 해도 소모하기 어려운 6천㎉를 섭취하는 셈이다.

당연히 잉여 칼로리는 뱃살로 남게 된다.강교수는 "2001년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조사한 '국민건강 영양조사'결과 한국 40대 남성의 주된 열량원이 밥-소주-삼겹살로 나타났다"고 들려준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라도 가급적 열량이 많은 튀김.고기 등의 안주는 삼가고 과일.야채 안주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뱃살을 줄이려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생활화해야 한다. 강교수는 "똑같은 비만환자라도 운동을 하는 비만 환자가 운동을 하지 않는 비만환자보다는 훨씬 건강하며 질병 위험.합병증 발생 등이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 평상시 관리

최근 비만은 '대사(代謝)관련 질환'으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아직 비만 환자는 아니더라도 살찌지 않도록 적극적인 예방을 해야 한다.

강교수는 "우리 몸은 여자 25세, 남자 30세 이후부터는 운동 등으로 적극 관리하지 않으면 해마다 몸의 지방은 증가하고 근육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우선 평상시 매달 몸무게를 측정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정상 체중은 체질량 지수가 18.5~23이어야 한다.

특히 중년기부터는 1주일에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 늘어나는 지방을 빼주고 근육강화 운동으로 줄어드는 근육을 키워줘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