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치료' 맞춤 화장품 뜬다

중앙일보

입력

'코스메슈티컬'이 주목받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Cosmetics)과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시킨 제품을 말한다.

독일의 저명한 피부과학자 클리그만 박사가 처음 주창한 이 용어는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알파히드록시산(AHA)이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알파히드록시산은 주름을 제거하는 작용을 지닌다. 현재 주름 제거뿐 아니라 피부 미백과 자외선 차단 등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진 고급 화장품과 일반 화장품 사이의 틈새시장을 차지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다양한 성분이 보강되고 피부과 전문의 등의 맞춤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용전문지인 '알뤼르 매거진'의 린다 웰스 편집국장은 최근 "2006년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7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일부 피부과 병의원에선 자체 브랜드를 갖고 1백여종이 넘는 제품들을 시판하고 있다.

일반 화장품 회사에서 판매 중인 기능성 화장품과 다른 점은 피부과 의사의 처방 아래 제품이 만들어진다는 것.

보통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을 의사의 감독과 처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코스메슈티컬의 장점이다.


LJH 코스메틱 김영선 대표는 "일반 화장품은 일반인들의 피부 상태를 기준으로 제조된 반면 코스메슈티컬은 사람마다 다른 피부사정을 감안해 특정 성분의 보강이 가능하므로 피부가 건조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지나치게 기름이 많은 경우 등 평소 피부 트러블이 심한 사람들이 치료를 겸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화장품에서 흔히 사용하는 향이나 색소를 첨가하지 않는 것도 코스메슈티컬의 장점.

2000년 7월 화장품법 시행과 함께 최근 식의약청이 제정한 코스메슈티컬의 영역은 크게 세가지. 미백기능과 자외선 차단, 피부노화 방지다.

미백 기능은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하는 것을 방지해 기미와 주근깨 생성을 억제한다. 비타민 C와 알부틴,닥나무 추출물, 감초 추출물 등이 사용된다.

자외선 차단은 산화아연이나 이산화티탄 등 물리적 차단제와 PABA,벤조페논 등 화학적 차단제를 병용해 사용한다. 피부 노화방지엔 비타민 등 항산화(抗酸化)성분과 레티놀, AHA 같은 주름 제거 성분이 사용된다.

이들 성분은 공통적으로 고농도일수록 효과는 좋은 반면 부작용이 많다. 예컨대 레티놀의 경우 농도가 짙을수록 주름 제거 효과는 크지만 피부가 발개지고 화끈거리는 부작용도 많이 나타난다. 일반 화장품은 부작용을 우려해 대개 저농도로 제조된다.

코스메슈티컬은 피부과 전문의의 맞춤 처방을 통해 고농도로 제조할 수 있으므로 일반 화장품에 비해 주름 제거나 미백 등 효능이 빠르고 강력하다.

하지만 주의사항도 있다. 유명 피부과 병의원에서 저마다 제품을 내놓고 있는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은 객관적 검증을 거쳤다기보다 피부과 의사의 개인적 노하우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반 화장품 매장에서 구입할 수 없고 해당 피부과를 찾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한 것도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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