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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도 엔高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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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달러당 1백10엔대가 무너지면서 일본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급속도로 진행 중인 엔고 현상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자 수출기업들마다 경영계획을 세울 때 활용하는 기준환율을 하향조정하는 한편 정부에 강력한 시장 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8일 열린 일본 내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 18명과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경제산업상의 간담회에서는 "이대로 가면 달러 기준으로 돼 있는 북미지역 자동차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등 격한 목소리가 정부에 전달됐다.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 수출기업의 기준환율은 지난 1월 기준으로 달러당 1백14.90엔이다. 그래서 정부도 그동안 달러당 1백15엔을 방어선으로 설정해 놓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선진 7개국(G7) 회담 이후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힘들어지게 되자 기업들 입장에서도 더 이상 팔짱만 끼고 바라볼 수 없게 됐다.

NEC는 올 초에 설정했던 달러당 1백20엔으로 잡았던 기준환율을 지난주 1백10엔으로 하향조정했다. 도시바(東芝)와 미쓰비시(三菱)전기도 서둘러 1백20엔에서 1백15엔으로 낮췄다.

내년 3월까지 달러당 1백15엔 전후의 환율을 설정하고 있는 소니는 엔화환율이 달러당 1엔 떨어질 때마다 영업이익이 50억엔 줄게 된다. 도요타도 1엔당 2백억~2백50억엔의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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