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줄기세포 이식 심부전 환자 호전

중앙일보

입력

일단의 심부전환자들이 자신의 골수 줄기세포를 손상된 심장부위에 이식받은 뒤 심장기능이 현저히 호전되고 있다고 미국 텍사스 심장연구소가 1일 밝혔다.

이 연구소의 에머슨 퍼린 박사는 미 심장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심부전 환자들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뽑아 혈관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만을 고른 뒤 3천만개를 환자의 손상된 심장부위에 투입한 결과 심장이 혈액을 펌프질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박출률(博出率)이 평균20%에서 29%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울혈성 심부전으로 꼼짝 못하고 집안에 갇혀있다시피하던 환자 중 일부는 증세가 크게 호전되어 외출을 하고 계단을 올라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며 한 환자는 직장에까지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퍼린 박사는 말했다.

퍼린 박사는 줄기세포가 혈관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과 화학물질을 만들면서 무력 상태에 빠져 있던 심근(心筋)을 활성화시켜 이같은 효과를 낸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퍼린 박사는 아직 실험단계지만 매우 기대되는 치료법이라고 말하고 이 환자들은 심장마비 전력, 관상동맥 질환 등으로 심부전이 너무 심해 절망상태에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환자들이 이 치료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확신한 데서 오는 이른바 플래시보(placebo) 효과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퍼린 박사는 덧붙였다.

한편 폴란드 포즈난병원의 토마스 시미니아크 박사는 이날 회의에서 발표한 또다른 연구보고서를 통해 10명의 심장병 환자에게 바이패스 수술을 시행하면서 동시에 미성숙 근육세포를 심장에 주입한 결과 박출률이 5-20% 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수축력이 떨어져 충분한 혈액을 순환계에 펌프질해 내보지 못하는 현상으로 미국에는 이러한 심부전 환자가 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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