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핀 대용 자연진통물질 개발

중앙일보

입력

부작용은 적으면서 진통효과는 모르핀과 맞먹는 자연진통물질이 개발되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뉴 잉글랜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이 새로운 진통제는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글리코실레이티드 엔케팔린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일반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쓰지 않는 심한 외상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연구팀을 이끈 로빈 폴트 박사는 이 진통물질이 쥐 실험에서 모르핀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고 습관성도 훨씬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진통물질은 또 뇌에 있는 두 가지 통증 수용체인 '무'와 '델타' 모두와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져 '무' 수용체에만 달라붙는 모르핀보다 진통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폴트 박사는 말했다.

폴트 박사는 이 외에 이 진통물질은 체내에서 아미노산과 당으로 쉽게 분해되어 독성 위험이 적은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과학자들도 글리코실레이티드 엔케팔린을 합성하려고 노력해왔으나 독성물질이 뇌에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는 생물학적 보호막인 혈관뇌장벽(血管腦障璧)을 돌파하는 방법을 몰라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폴트 박사 연구팀은 그러나 엔케팔린을 포도당 분자에 첨가하면 혈관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일단 뇌 안으로 들어가면 이 진통물질은 모르핀과 마찬가지로 통증 수용체와 결합해 통증을 가라앉힌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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