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괴질 환자들 모두 685명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괴질이 홍콩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모두 685명이 감염되고 16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홍콩 특구 정부는 23일 괴질환자는 중국이 305명으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홍콩 217명, 베트남 63명, 싱가포르 44명, 미국 22명, 캐나다 9명 등의 순이라고 밝혔다.

헹크 베케담 WHO 중국 대표는 "이번 괴질은 광둥성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전국 지역별로 괴질에 감염된 환자 수를 솔직하게 공개해 괴질 퇴치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국내 괴질 환자가 500명을 훨씬 넘어섰으며 베이징(北京)302호병원에서 의료진 2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함구령을 내리고 정확한 감염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콩을 방문하고 있는 장원캉(張文康) 중국 위생부장은 이에 대해 "괴질이 중국에서 먼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그러나 홍콩 괴질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이번 괴질 확산의 진원지가 제1단계인 호텔에서 제2단계인 병원을 거쳐 제3단계로 학교와 사무실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민들이 패닉 상태에 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겁에 질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유명 식당들조차 손님이 뜸해지고 마스크가 동이 나는가 하면 주요 빌딩들은 일제히 에어콘 청소작업에 나서고 있다.

홍콩 정부는 병원 의료진으로 일하는 부모들로부터 괴질에 감염된 자녀들이 5명에 달했다면서 이들 학생이 재학중인 학교 5개중 2개 학교에 대해 학생들의 감염을 우려해 잠정 휴교키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리콕충(李國章) 홍콩 교육인력국장(장관급)은 "이번 괴질이 계속 확산될 경우 이번주부터 홍콩의 전체 학교들에 대해 전면 휴교령을 내리는 극단적인 결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위생서는 또 프린스 오브 웨일스 병원에서 근무하다 괴질에 걸린 의료진의 가족과 친구들이 괴질에 전염된 사실을 모르고 사무실에 출근했다면서 카우룬(九龍) 일대 사무실에 괴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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