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병자호란 때도 팬데믹 있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14호 21면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유성운 지음
이다미디어

2020년 전 세계엔 코로나19가 있고, 16세기 후반~17세기 전반 동북아시아엔 우역(牛疫)이 있었다. 17세기 초에 대규모 가축과 함께 이동했던 후금의 군대는 다양한 전염병을 퍼뜨렸다.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1627년 처음 보고된 우역은 병자호란을 전후한 1630~40년대에 발생 건수가 최고조에 달했다. “우역이 크게 번져 살아남은 소가 한 마리도 없다”는 기록이 이어졌다. 단순히 가축의 전염병에 그치지 않고 소 가격 폭등, 농업 차질, 인력 부족, 일본과의 외교까지 연쇄 효과를 가져왔다.

저자는 역사 이야기를 끌어오고, 독자는 현재를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강화도에서 40년 가까이 몽골을 상대로 버텼던 고려의 모습에서 북한을, 급진적 토지 개혁을 추진하고 정작 자신들은 수십만 평 토지를 챙긴 조선 초기 공신들과 ‘인서울’에 여념이 없던 사대부들에서 현 정권을 떠올리게 된다. 치밀하고 객관적인 자료만 제시하는 책의 놀라운 효과다. 여기에 더해 풍부하게 배치된 지도와 도표가 당시 상황의 이해를 높인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