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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안가져와 발 동동”…경찰 수험생 호송 작전 217건

중앙일보

입력

#3일 오전 8시 5분쯤. 경찰이 전북 완산의 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 정문에서 울고 있는 수험생을 발견했다. 마스크 미착용으로 입실이 제한된 수험생이었다. 경찰은 즉시 마스크를 제공해 해당 수험생은 시험장 안으로 입장했다. 올해 수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모든 수험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은 3일 2021학년도 수능과 관련 수험생에게 이날 오전까지 총 217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시험장 태워주기가 176건(81.1%)으로 가장 많았고, 시험장 착오 수송이 17건(7.8%), 기타 편의 제공 12건(5.5%), 수험표 찾아주기 10건(4.6%), 환자 수송 2건(0.9%) 등이다.

이날 오전 8시 10분까지인 시험장 입실을 수분여 남겨두고 경찰 도움을 받아 시험장에 도착한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경기 광주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손을 흔들며 도움을 요청하는 수험생 차량을 발견한 건 오전 8시 3분. 이 차량은 싸이카(경찰 오토바이)의 호송을 받아 정체구간 약 4㎞를 주행해 시험장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충남 태안에선 이날 오전 7시 50분쯤 경찰이 시험장까지 택시 탈 돈이 없다는 학생 2명을 발견하고 시험장까지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 경남 양산에선 교통 관리 중인 경찰에게 한 여학생이 찾아왔다. 이 여학생은 3㎞ 떨어진 시험장에 가야 하는데 택시가 10분째 잡히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경찰은 여학생을 인근 시험장까지 긴급 수송했다.

집에 놓고 온 수험표를 찾아 전달하거나 시험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을 원래 수험장으로 데려다준 사례도 있었다.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때문에 달라진 시험장 규칙을 몰라 경찰의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교통 경찰과 지역 경찰, 기동대, 모범운전자 등 인력 1만 2902명, 순찰차와 경찰 오토바이 등 장비 2694대를 동원해 수험장 인근 교통관리에 나섰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오전까지 수능 관련 112 신고는 총 62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수송요청이 461건(74.4%)으로 가장 많았다. 상담 등 기타 127건(20.4%), 수험표 분실 27건(4.4%), 시험장 착오 5건(0.8%)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62건(58.4%)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올해 수능 신고 건수는 지난해(1061건) 대비 41.6%(441건)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숫자가 감소한데다 각자 자가용을 이용해 미리 출발한 점 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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