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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 후보1위..당황 여당, 황당 야당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처음으로 대권후보조사 1위, 한달새 9.1% 급상승 #여당은 윤석열 급부상에 당황, 야당은 존재감 상실에 황당

돌아온 윤석열 반기는 2일 서초동 대검 청사 앞 응원 화환. 연합뉴스

돌아온 윤석열 반기는 2일 서초동 대검 청사 앞 응원 화환. 연합뉴스

 1.
윤석열이 마침내 대권후보 1위에 올랐습니다.

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보수매체(데일리안) 의뢰로 ‘차기 정치 지도자로 누가 적합한지’를 물은 결과 윤석열 총장이 24.5%로 1등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2.5%), 이재명 경기도지사(19.1%)가 뒤를 이었습니다.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 11월 30일과 12월 1일 전국 1011명 상대 무선ARS 조사)

2.
조사결과를 들여다보면 윤석열의 약진이 놀랍습니다.

윤석열은 지난달 조사보다 무려 9.1% 올랐습니다. 검란이 한창이던 때 조사한 결과인 듯합니다.
이낙연은 0.9% 오르는데 그쳤고, 이재명은 3.7% 내렸습니다.

윤석열은 분명한 야당후보입니다.
야당(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52.6%를 얻었고, 여당(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턴 3.7%에 그쳤습니다. 지역적으로 보수인 대구경북(27.3%)과 아버지 고향인 충청(26.8%)에서 표를 모았습니다.

3.
반면 여당 후보는 아직 애매합니다.

일단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낙연이 강합니다.
이낙연에게 50.4%를, 이재명에게 34.1%의 지지를 보냈습니다. 이낙연은 고향인 호남(37.8)에서 표를 모았습니다.
당과 호남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확장성이 부족합니다.

이재명은 진보적인 40대(29.3%) 30대(24.1%) 로부터 많은 표를 받았습니다. 지역구인 경기인천(25.7%)에서도 성적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낙연과 반대로 당과 호남이라는 전통기반에서 약합니다.

4.
윤석열의 귀환이라는 사건이 정치판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위 조사결과는 현 상황의 단면입니다.

우선 여당은 당황하고 있습니다.
소리 높여 윤석열을 공격합니다. 행정법원 가처분과 감찰위원회 결정에 대해 ‘윤석열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다’라면서 4일 징계위원회를 강행하고자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불안할수록 소리 지릅니다. 겉으론 큰 소리 치지만, 속에선‘되돌리기엔 너무 멀리왔다’는 회한도 들립니다.

5.
야당도 마냥 좋진 않습니다.
윤석열 사태를 호재로 삼아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윤석열이 살아돌아오니..야당의 존재감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현정부 검찰총장이 갑자기 야당 대권후보가 되다니..황당합니다.

그래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방송에서 ‘윤석열은 정치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 SNS에선 ‘윤석열과 거리를 두고, 우리 후보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합니다.

6.
이제 윤석열 정치의 시작입니다.

윤석열이 원하든 원치않든 그는 정치의 중심에 섰습니다.
4일 법무부가 징계를 결정되고, 대통령이 재가하고, 윤석열은 소송전에 들어갈 겁니다.
대법원까지 가자면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지겠죠.

비정상적인 정치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윤석열이 부디 훌륭한 정치인이 되길 빌 뿐입니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