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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다문화가족, 농업·농촌의 새로운 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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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기준 22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3%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넘어설 때 다문화사회로 규정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문화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신혼부부 열 쌍 중 한 쌍은 국제결혼이었다. 그중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 혼인한 비율은 20.9%다. 전체 국제결혼 비율의 두 배에 달한다. 결혼으로 농촌에 유입된 이민 여성들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농촌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학생 수는 감소세였지만 초·중등 다문화가족 학생 수는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13만7000여 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변화는 다문화가족 정책이 우리 농업정책에서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다문화가족이 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결혼이민 여성이 농업 후계자로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단계별 농업교육’을 실시한다. 초보자에겐 농업용어와 기초이론을 알려주고 숙련자에겐 작물별로 영농 실습 기회를 주고 기계 사용법 등을 교육한다. 농촌 다문화 여성과 멘토 여성 농업인을 1대 1로 연계해 1년간 맞춤형 실습 교육을 진행한다.

올해는 제1회 결혼이민 여성 리더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농업과 지역사회 공헌 분야에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결혼이민 여성 아홉 명을 선정했다. 점차 늘어나는 이민 여성들에게 롤모델을 제시하고 네트워크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다문화가족의 소통과 화합을 지원하는 교육·상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결혼이민 여성 외에도 배우자·시부모·자녀 등 가족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다문화가족 농촌정착 지원과정’이다. 결혼이민 여성이 가정에서 피해를 보거나 언어·문화 차이로 가족 구성원과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선 다문화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진로상담을 제공하고 대학생 멘토와의 교류를 지원한다.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은 후계 세대 확보에 달려있다. 정부는 다문화가족이 우리 농촌에서 차세대 인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우리 농촌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부탁한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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