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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中외교부장 25~27일 방한…시진핑 방한 등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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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해 12월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공식 방한한다고 외교부가 20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왕 부장이 공식 방한하게 됐다면서 양국 장관이 “코로나19 대응 협력과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왕 부장은 일본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과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상 한·중·일 정상회담 등 3국의 현안에 대한 일본 측 분위기를 우리측에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한국이 주최 측으로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스가 총리가 방한 전 강제징용 문제의 선결을 한국 측에 요구하면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해 12월 4~5일 방한한 이후 1년도 안 돼 서울을 다시 찾는 것이 된다. 한·중 양자 측면에선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8월 방한 이후 3개월 만의 중국 고위급 인사 방한이다.

왕 부장은 작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사태 이후 4년 8개월 만에 이뤄진 방한에서 “큰 나라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을 겨냥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압박하는 차원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닥친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중은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또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등도 공유할 수 있다.

왕 부장의 한·일 동시 방문은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기 전 선제적으로 외교전을 벌이는 의미가 있다. 미 대선(11월 3일)은 끝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까지 남은 임기를 최대한 활용해 반중 전선의 '대못 박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대중국 견제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미국의 영향력이 동북아에서 최대한 옅어지는 시기 왕 부장이 한국과 일본을 돌며 중국의 영향력을 키워가려는 시도일 수 있다.

외교부는 “왕 부장의 방한으로 코로나19 속에서도 한중 고위급 소통을 이어가게 됐다”며 “양국 장관이 두 나라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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