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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관통관 2곳 용접 부실공사 확인

중앙일보

입력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5호기의 헤드 관통관 중 일부의 용접이 부적합한 재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격에 맞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 사용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뉴스1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뉴스1

 원자력안전위원회 한빛원전 지역사무소는 19일 전남 영광군 방사능방제센터에서 ‘한빛원전안전협의회’를 열고 한빛 5호기 원자로 헤드 부실공사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 조사 결과 지난 4월부터 지난달 6일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의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관통관 계획예방정비 중 헤드 관통관 84개를 보수·용접하는 과정에서 39번과 67번 관통관 2개가 ‘인코넬 690’ 재질을 사용하지 않고 규격에 맞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예방정비는 기존 관통관에 사용된 ‘인코넬 600’ 재질이 고온·고압에서 부식과 균열에 취약해 단점을 보완한 인코넬 690 재질로 보강하려 했던 정비작업이었다.

 원자로 헤드 관통관은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의 삽입통로다. 이곳에서 이상이 발생하면 제어봉 삽입에 문제가 생겨 핵분열 통제 불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빛 5호기는 지난달 26일 가동 준비 도중 새롭게 교체한 증기발생기에 문제가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

 원안위는 지난달 30일부터 작업 현장 영상이 담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촬영 상태가 불량하거나 영상이 없는 작업 과정도 있어 부실공사된 관통관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수원은 지난 8월 69번 관통관이 잘못된 재질로 용접된 부실시공 문제가 드러났을 때 “전수조사 결과 나머지 관통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가동 준비에 들어갔었다. 하지만 이번 원안위 조사에서 부실시공이 확인되면서 자체 검증의 결함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안위 관계자는 “69번 용접 오류가 났을 때 간과한 부분이 정상 작동했다고 자진 신고한 것을 믿은 것”이라며 “작업자가 당연히 (인코넬 690 재질로) 교체한다고 생각했는데, 작업자 자의적인 판단으로 교대로 작업하다 보니 놓치는 게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영광=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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