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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욕저하는 치료 필요한 병"

중앙일보

입력

"불감증과 성욕 저하증 등 여성의 성 문제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최근 강연차 내한한 영국 글래스고 의대 성의학센터 상담소장인 수전 카 박사(사진)는 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카 박사는 우리에겐 생소한 성의학을 전공한 의사. 지난 20년간 불감증 등 여성들의 성 문제를 치료해왔다.

그녀는 감기 치료를 위해 의사를 찾는 것처럼 전문의를 찾아 스스럼 없이 성 문제를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궁 경부암과 난소암 등 여성에게 흔한 암이 생겨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적극적인 성문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등으로 신경 등 성감(性感)을 담당하는 조직이 다칠 경우 질(膣)건조증으로 인한 성교통(性交痛)이 유발돼 정상적인 성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대로 방치할 경우 질이 좁아지거나 들러붙는 유착 증세로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질 윤활용 크림과 딜도 같은 질 확장기구의 사용이 권장됩니다."

영국에선 암 수술 후 환자들이 겪는 성 기능 장애를 국가에서 건강보험을 통해 치료해주고 있다고 그녀는 전했다. 외래 진료에서 3개월 가까이 환자가 밀려있을 정도로 인기라고 밝혔다.

문제는 윤활 크림이나 딜도 등 기구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카 박사는 "한국은 유교적 보수주의가 남아 있어서인지 환자는 물론 의사조차 이들 기구의 사용을 치료행위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글래스고우 의대 성의학센터의 경우 불감증 여성에게 성인용 비디오 관람과 거울을 통한 자신의 성기 애무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고있다는 것.

그녀는 "남성의 경우 비아그라 등 효과적인 치료제의 개발로 성기능 장애의 치료가 획기적으로 앞당겨졌지만 여성은 여전히 사각지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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