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수입 40%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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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의 진찰료가 원가에 비해 8.7% 높은 반면 병원의 입원료는 24%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2000년 7월 의약분업을 시작하기 전후 다섯 차례에 걸쳐 수가(酬價.의료행위의 가격)를 50% 가량 인상하면서 주로 동네의원의 진찰료를 많이 올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약분업 후 동네의원들의 수입이 한 곳당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내과.소아과.외과 등 동네의원 1백28곳과 크고 작은 병원 세 곳, 약국 46곳을 대상으로 진찰료.입원료.조제료의 원가를 조사해 이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세대 의대.서울대 경영연구소.보건사회연구원 등이 조사에 참여했다.

복지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진찰료.조제료는 내리고 입원료는 올리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수가인하시 강력하게 저지하겠다고 천명하고 있어 의(醫).정(政)간의 마찰이 예상된다.

◇진찰료 거품=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네의원(30병상 미만을 지칭)의 현행 초진료 수가(1만6백80원)가 수입.인력.장비 등을 감안한 초진(初診) 진찰행위의 원가(9천7백50원)보다 8.7% 가량 높았다.

재진료의 원가는 7천원, 현행 가격은 7천6백70원으로 이 역시 8.7% 높게 나왔다. 같은 방식으로 약국 조제료를 따져본 결과 현행 조제료가 원가보다 3% 가량 높았다.

병원(30병상 이상)의 입원료는 조사 원가가 2만5천2백60원인데 비해 현행 수가는 2만3백8원으로 수가가 원가보다 24.4% 낮았다.

◇동네의원 수입 증가=의약분업 전인 2000년 1~6월 동네의원 한 곳의 진료비 총액(약품비는 제외)은 9천3백만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합계는 1억3천만원으로 39.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약품비까지 포함한 전체 동네의원의 진료비 합계는 2000년 상반기 1조7천2백86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는 2조8천2백90억원으로 64%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김방철 부회장은 "의약분업을 전후해 정부가 의료수가가 원가에 못미친다며 수가를 인상한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진찰료가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수가 인하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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