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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분기 21.4% 성장…52년 최고치, 1년만에 플러스 반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1.4%(전기 대비 연율)을 기록했다고 16일 내각부가 밝혔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쇼핑센터에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1.4%(전기 대비 연율)을 기록했다고 16일 내각부가 밝혔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쇼핑센터에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AP=연합뉴스]

4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던 일본 경제가 플러스 전환에 성공하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을 쐈다. 수치로는 5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는 16일 3분기 경제성장률이 21.4%(전분기 대비 연율)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96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다. 시장 전망치(18.9%)도 뛰어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2분기(-28.1%)의 충격도 털어냈다. 전분기 대비로는 5% 성장이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2분기의 기저 효과 영향도 있지만, 1년 만에 일본 경제를 플러스 영역으로 끌어올린 건 소비와 수출이다. 정부 지출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소비는 4.7%(전분기 대비) 늘었다. 수출은 7.0%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난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늘고, 자동차 관련 품목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전분기(-17.4%)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다. 실제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507조6000억엔(약 5381조원)으로 1년 전의 94% 수준에 불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 규모가 1년 전과 비교해 6%가량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닥을 찍었던 2분기의 절반 정도 회복했다는 것이 시장의 진단이다.

일본 경제성장률. [연합뉴스]

일본 경제성장률. [연합뉴스]

근본적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시장의 우려를 키운 건 부진한 투자다. 3분기 설비투자는 3.4% 줄었다. 전망치(-2.9%)보다도 감소 폭이 컸다. 실적 악화나 장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구치 하루미 IHS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설비투자의 감소가 예상보다 컸다”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기업이 고용을 줄이고 정부의 정책 수단이 사라지게 되면서 저임금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추가 부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10조엔(약 106조원)가량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요청했다. 근로자 휴직수당 보조 등 특례 조치와 국내 여행 지원 정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시행 연장 등을 위해서다.

여전히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의 재확산세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급증하는 데다 일본에서도 확진자가 늘면서 간신히 침체에서 벗어난 일본 경제를 다시 주저앉힐 수 있다. 마스지마 유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는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고 재정 부양책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일본 정부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지난해 225%에 이른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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