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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검증 왜 못했나" 윤호중 호통에 野 "위원장이 어떻게 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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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제대로 내놓은 법무부만 지적하고, 오히려 대검찰청의 문서 비협조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안 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대검에 가서) 문서 검증도 제대로 안 했다”며 야당 의원에게 이렇게 소리를 쳤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다. 윤 위원장의 법무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박에 나서며 이날 오전 법사위에선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 위원장의 발언은 “(법무부) 특수활동비에 대해 부대 의견을 달아주길 요청한다”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뒤에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질의 말미에 장 의원은 “법무부에서 검찰총장 특활비에 대해 감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감찰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특활비는 지금까지 지급된 관례대로 대검에 일괄 지급하고, 법무부는 총장을 통해서 지휘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검증을 하러 갔으면 소위에서 문제를 다 걸러서 예산 편성 수정안을 마련해서 통과를 시키든가, 아니면 부대 의견이 필요하면 만들어서 왔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호중 위원장=“의원님이 가셔서 왜 제대로 검증을 못 하고 왔습니까?”

▶장 의원=“누가 검증 못 하고 왔습니까? (법무부, 대검 특활비 내용) 둘 다 못 본 겁니다.”

▶윤 위원장=“문서 검증하러 갔는데 법사위에서 이렇게 권위가 떨어져서 되겠어요?”

▶장 의원=“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위원장님 어떻게 그렇게…”

앞서 여야 법사위원들은 지난 9일 대검을 방문에 3시간에 걸쳐 법무부와 검찰의 특활비 사용내용을 검증했다. 당시 김도읍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법무부에서 특활비 집행 관련 자료를 사실상 안 낸 것과 똑같다”고 주장한 반면, 백혜련 민주당 간사는 “오히려 법무부는 상세 내역이 있었던 데 반해 대검은 청별 자료밖에 없었다”며 서로 상반된 주장을 폈다.

이날 법사위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영수증 낸 것은 2018년 3월 딱 하나다. 현장에서 일부분 적어 왔다”고 하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 의원께서 메모하실 정도로 메모 거리라도 준 것은 법무부”라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문서 검증을 제대로 못 하셨다고 하는 거다. 여러분 선배님들은 문서 검증할 때 캐비넷까지 다 털어왔다”며 거부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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