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75세 이상 1천만명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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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에서 75세 이상 고령자가 사상 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일본 총무성이 14일 발표한 인구통계에 따르면 75세 이상 인구는 1천3만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1억2천7백47만명)의 7.9%를 차지했다. 85세 이상 인구는 2백51만명이었다.

사회활동 은퇴연령인 65세 이상 인구도 지난해에 비해 78만명이 증가해 전체의 18.5%인 2천3백62만명에 달했다. 국민 5.4명당 한명꼴이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이탈리아(18.2%).독일(16.2%).프랑스(15.9%)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일본에서 고령자가 늘고 있는 것은 일찍부터 평균 수명을 늘리는 연구를 해온 데다 국민들도 운동과 소식(小食)이 체질화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쿄(東京)시 노인연구소의 혼다 슈지 연구원은 "일본이 1970년대부터 노화(老化)원인을 찾아내 평균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 30여개의 유전자가 수명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일본의 국립선진산업기술연구소는 이 유전자를 사람의 혈관에 이식해 '활발한 세포분열로 거의 영원히 죽지 않는 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세포를 노인들의 죽어가는 세포와 교체하면 평균수명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연구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일본 국민의 평균 수명은 50년의 남자 59.57세, 여자 62.97세에서 지난해에는 남자 78.07세, 여자 84.93세로 늘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오는 2050년 남자의 평균수명은 80.95세, 여자는 89.22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이들의 사회적 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점이다.

총무성에 따르면 15세 미만 인구 한명당 65세 이상의 비율은 90년의 0.66명에서 올해는 두배인 1.3명으로 불었다. 노인이 어린이보다 더 많은, 비정상적인 인구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15일자 사설에서 "예금금리 제로, 의료부담금 증가, 연금 감소 등으로 노인들의 생활기반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경제 악화로 일자리를 잃는 자녀들도 늘고 있어 자칫 '노인들을 내다버리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65세 인구가 2014년에는 현재의 1.4배인 3천2백만명으로 증가, 인구 네명 가운데 한명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하고, 고령자 증가에 따른 후유증이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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