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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 흑인 대통령 탄생 두려워한 백인들 자극했다”

중앙일보

입력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곧 출간되는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인종차별 행태를 비난했다.

CNN은 12일(현시시간) 오는 17일 출간 예정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 주요 내용을 발췌해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회고록에서 “백악관에서 ‘나’라는 존재는 내부의 공포, 즉 자연스러운 질서를 방해했다는 느낌을 촉발한 듯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위법한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할 때 트럼프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며 “백악관의 흑인에 겁을 먹은 수백만의 미국인들에게 트럼프가 인종적 우려를 해소시킬 묘약을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출생지 논란을 활용해 2016년 백인 지지층을 확보했다는 해석이다.

대선 때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대선 때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화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합세해 인종주의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내 강경보수 그룹 ‘티파티’의 대표 주자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나선 사례를 언급하며 “페일린을 통해 공화당 주변에서 머물렀던 외국인 혐오와 반(反)지성, 음모론, 흑인ㆍ유색인종을 향한 적대감이 중앙정치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트럼프나 (공화당 하원의장을 지낸) 존 베이너, (공화당 현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유일한 차이라면 트럼프는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부시 전 대통령의 정권 인수·인계 과정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제도를 존경하기 때문이거나 부친의 가르침 때문이거나 자신의 정권인수 과정에 대한 나쁜 기억 때문이거나, 아니면 그냥 기본적인 품위 때문이거나 부시 대통령은 순조롭게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비협조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한 대목이다.

이번 회고록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꿈들』(2006년) 『담대한 희망』(2008년)에 이어 세번째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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