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악성 면역질환 치료…가톨릭성모병원 민도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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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혈액학회 학술대회장에선 자가면역질환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논문 한편이 선보였다. 발표자는 가톨릭성모병원 류마티스 내과 민도준(38.사진) 교수.

난치의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 환자 10명에게 백혈병 환자를 치료하는 조혈모세포(정상세포를 생성하는 공장) 이식을 했더니 7명에게서 재발없는 높은 치료효과를 보았다는 것.

이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고생하는 악성 자가면역질환자들에겐 복음과도 같은 연구결과다. 민교수에게 연구내용을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어떤 환자들이 대상인가.
"해당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3~7년간 어떤 약물로도 치료되지 않고, 관절파괴가 계속 진행되어 왔다. 또 다발성 경화증의 경우엔 자가면역세포가 뇌신경세포를 손상시켜 1년에도 몇차례씩 온몸이 마비되고 발작을 일으키던 환자들이었다. 이들에게 2년전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류마티스 환자들은 통증과 염증이 없어졌고 혈액검사상 정상소견을 나타냈으며,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발작이 멈추고 정상활동을 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어떤 치료법인가.
"쉽게 말해 백혈병과 같은 혈액질환 환자에게 적용하는 골수 이식을 말한다. 환자의 피를 뽑은 다음 조혈모세포를 분리해 냉동.저장해 둔다. 그리고 환자에게 면역억제제를 투입, 병든 면역세포를 모두 죽이고, 정맥을 통해 조혈모세포를 주입한다. 그러면 조혈모세포는 뼈안에 있는 골수로 찾아가 자리를 잡고 건강한 세포를 만들어낸다."

-기간과 비용은.
"치료를 받기위해선 두번 입원을 해야 한다.혈액 채취를 위해 2주 정도, 그리고 이식을 위해 4주 정도 입원한다. 비용은 4천만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시술 보급에 큰 걸림돌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자가면역질환자에 대한 조혈모세포 이식술은 세계적으로 22개국에서 4백30명의 환자만 받았을 정도로 이제 막 태동하는 분야다. 우리 팀은 올해 안에 자가면역질환 중 대표적인 루프스 환자와 경피증.소아관절염 환자에게 시술하는 등 적용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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