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 규모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핵심 관계자들이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라임 사태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 측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메트로폴리탄 관계자는 11일 “메트로폴리탄 부사장을 원고, 김봉현 전 회장을 피고로 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홍 회장은 김봉현 전 회장이 “라임 사태의 진짜 몸통 중 한 명”이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김봉현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어치 술을 접대했다"고 주장하는 등 연일 폭로를 이어왔다.
소송은 김영홍 회장 측의 페이퍼컴퍼니가 김봉현 회장 측 페이퍼컴퍼니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ㆍ매매 사업자로 등록한 E사와 투자 사업자로 등록한 J홀딩스는 각각 B사로 4차례에 걸쳐서 돈을 송금했다. E사·J홀딩스는 메트로폴리탄과 관계있다는 의혹을 받는 페이퍼컴퍼니다.
김봉현 회장 측 B사는 루플렉스1호조합의 지분 92.1%를 소유한 페이퍼컴퍼니다. 루플렉스1호조합은 스타모빌리티 최대주주다(지분율 28.2%). 메트로폴리탄 관계자는 “당시 송금한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김봉현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메트로폴리탄 측이 낙하산으로 지목한 인물은 C 전 메트로폴리탄 전무와 P 전 메트로폴리탄 이사다. 두 명 모두 현재 메트로폴리탄에서 퇴사했다.
C 전 전무는 “이종필 전 부사장과 공모한 것이 아니다. 이 전 부사장이 ‘라임자산운용을 위한 일’이라며 긴급하게 강요해서 B사로 자금을 송금했다”며 “당시 자금 대여를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C 전 전무가 인감도장·비밀번호를 도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수사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이를 설명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與 의원 로비 '김봉현 녹취록' 등장
한편 김봉현 전 회장이 지난 3월 “여당 의원들에게 로비했다”는 녹취록이 등장했다. 시사저널이 11일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봉현 전 회장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억5000만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거의 억대의 자금을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영춘 사무총장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국회 사무총장의 명예를 극심하게 훼손했다”며 “김봉현 전 회장과 보도한 언론사를 형사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기동민 의원은 김 전 회장에게 양복을 받은 점은 인정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보도한 녹취록 내용과 달리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기동민 의원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