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소식이 전해진 후 중국 증시 주요 지수가 급등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움'을 받았던 기술주들이 큰 상승세를 보였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기대감의 반영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와 가깝게 지내던 타국 정상들이 줄줄이 조 바이든 당선인에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용하다. "국제 규범과 미국을 존중하는 차원"이란 말만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중국의 신중함에는 이유가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선거라며 '불복'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새로운 대통령 취임까지 두 달 여가 남아있다. '트럼브발 폭탄'이 언제 어디서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충분히 나올 만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 전까지 모든 행정력을 휘둘러 후임자를 방해할 수 있다"며 이 문제를 짚었다. 행정명령 등을 통해 바이든의 손발을 묶어놓을 수 있단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가 중국을 분풀이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대만 이슈로 자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SCM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물론 바이든은 취임하자마자 이런 정책들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진 않다.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무너져내릴 수 있어서다.
ABC방송은 "'레임덕'이라고는 하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며 "만약 트럼프가 마음만 먹는다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에 맡기기에는 이 두 달이 너무도 중요하다"며 특히 외교 문제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SCMP와 같은 분석을 내놨다. "중국에선 대만 문제를 가지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다시 사업가로 복귀할 것을 생각해 중국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지만, 트럼프가 어떤 결정들을 내릴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시작될 조 바이든 행정부라고 해서 중국에 쉬운 상대가 되리란 보장도 없다.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더해 외려 더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