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다리 괴저, 줄기세포 이식으로 치료

중앙일보

입력

당뇨병 등에 의한 혈액순환 장애로 나타나는 발-다리 괴저를 줄기세포 이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간사이 의과대학, 구루메 의과대학, 지치 의과대학 등 3개 대학 연구팀은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발-다리 괴저는 환자 자신의 골수 줄기세포를 다리 근육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주입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위에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면서 괴저가 완화되고 이에 따라 다리절단 수술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리의 혈액순환 장애가 심한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 환자들 중 절반은 이미 다리에 괴저가 발생, 혈관 바이패스수술을 받았고 전체의 69%가 당뇨병 환자였다. 대부분은 앉기만 해도 다리에 통증이 심했고 수술이나 기타 동맥확장 치료법이 적합치 않은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우선 25명을 대상으로 혈액순환 장애가 심한 다리에는 골수 줄기세포를, 증세가 덜한 다리에는 식염수를 각각 주입했다. 이어 양쪽 다리가 모두 혈액순환이 거의 되지 않는 나머지 20명에게 한 쪽 다리에는 골수 줄기세포를, 다른 다리에는 보통 혈액을 주입했다.

임상실험 전후 혈관조영사진을 비교한 결과 전체 45명 중 27명이 줄기세포가 주입된 다리에 혈관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실험대상자 20명의 경우 16명은 줄기세포 주입 다리가 앉았을 때의 통증이 사라진 반면 보통 혈액이 주입된 다리의 통증은 여전했다. 또 20명 중 15명은 발가락 절단 수술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실험대상자 중 한 명은 실험기간 중 이와는 상관없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줄기세포가 주입된 다리가 식염수가 주입된 다리에 비해 혈관의 수가 현저히 늘어난 것이 확인되었다.

미국 터프츠대학 혈관생물학 전문학자인 이어러 허먼 박사는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한가지 분명치 않은 것은 골수 줄기세포 자체가 새로운 혈관으로 전환된 것인지 아니면 줄기세포가 혈관성장인자를 분비해 새 혈관 형성을 촉진한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혈관형성 조절기술은 새로운 의학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암치료에서는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형성을 차단하는 방법이 이미 시도되고 있다.

이밖에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심장마비와 다리절단을 피하는 방법으로 혈관형성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앞으로는 뇌졸중을 막기 위한 뇌 혈관 형성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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