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염물질 이틀이면 서울 하늘에…한·중 공동연구로 입증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서울의 고농도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한국과 중국의 공동연구 결과다. 향후 미세먼지 관련 국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화진 환경복지연구센터 박사팀은 중국과학원(CAS)과 공동으로 지난해 3월 서울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에서 장거리 이동해 온 미세먼지 성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중국 오염물질, 이틀 만에 서울 미세먼지 속에서 측정"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2월 22일부터 4월 2일까지 고해상 실시간 측정분석기(HR-ToF-AMS)를 이용해 3분 단위로 중국과 서울 시내 대기 중 미세먼지의 화학적 구성성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서울의 미세먼지 속 유기성분·질산염·황산염과 납 등이 중국에서 이틀 만에 이동해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대기과학 분야 국제 저널인 '대기 화학과 물리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원인은 중국, 정부·지자체 미세먼지 정책 효과 어려워"

실제로 2019년 3월 서울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100μg/㎥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지속됐다. 정부·지방자치단체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등의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당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결과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김화진 KIST 박사는 "이번 한·중 공동연구를 통해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을 확인하고, 어떤 오염물질이 이동해오는가도 밝혀낼 수 있었다"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정책 수립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