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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재활의학회 부회장 된 박창일 연대의대 교수

중앙일보

입력

"국내 재활의학의 역사가 30여년에 불과한데도 세계가 우리의 재활의학 수준을 높이 평가한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연세대 의대 재활병원장인 박창일(56.사진)교수가 지난달 25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개최된 세계재활의학회에서 부회장에 선임됐다. 부회장은 2006년 자동으로 회장직을 승계한다.

재활은 신체의 기능적 재활을 포함해 심리적.사회적 재활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세계 40여개 회원국으로부터 회장직에 추대받은 것은 우리 재활의학의 위상을 말해준다는 것.

"우리나라의 재활의학도 첨단공학과 결합해 괄목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선진 의료국의 재활전문가들이 저희 기관을 방문했을 때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과 기술에 놀랄 정도였습니다."

예컨대 기능적 전기 자극기는 근육의 섬세한 움직임을 프로그램화해 기계 안에 내장, 하반신 마비 환자의 근육을 강화시키고 걷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또 근전도를 이용해 뇌성마비 환자의 운동신경점을 찾아내 보툴리늄 독소를 주입, 근육운동의 균형을 잡아준다거나 보행분석기로 환자의 동작을 분석,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등 세계 수준의 치료방법들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

또 재활병원은 심리치료사.작업치료사.사회사업사 등이 참여해 정신적으로 장애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한편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운용함으로써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재활치료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박교수는 "우리나라 재활의학 수준은 국제적이지만 국가 전체의 재활시설이나 지원은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한다. 42개 의과대학 중 연세대 의대만이 유일하게 재활병원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수지를 겨우 맞추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년 15억원씩 적자를 보았지요. 인적자원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제도적 지원이 따라주지 않아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어렵습니다."

그는 회장으로 활동하는 2007년 큰 행사를 치른다. 재활의학분야의 석학들이 참여하는 세계재활의학 학술대회를 한국에서 치르는 것.

이밖에도 그는 재임기간 중 세계 유수 재활병원들과 연계해 수련의 교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재활의학이 낙후된 나라들을 지원하며, 신경세포 재생과 같은 대형 연구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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