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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되면 '눈엣가시' 파우치 해임? 트럼프 "조금만 기다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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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해임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과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에서 유세하던 중 "파우치를 해고하라"는 지지자들의 외침을 듣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 조언해줘 감사하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를 해고하라"는 지지자들의 외침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파우치 소장 해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를 해고하라"는 지지자들의 외침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파우치 소장 해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AP=연합뉴스]

파우치 소장은 그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선거캠프 참모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파우치는 재앙이다. 내가 그의 조언을 들었다면 미국에선 70만~80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며 " 파우치와 멍청이들의 말을 듣는 데 질렸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즉각 파우치를 감싸고 나섰다. 그는 "내가 선출되면 파우치 박사를 고용하고 트럼프를 해고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파우치 해임 논란에 "내가 선출되면 파우치를 기용할 것이고 트럼프를 해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파우치 해임 논란에 "내가 선출되면 파우치를 기용할 것이고 트럼프를 해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연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트럼프의 계획은 코로나 19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파우치 소장)을 해임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일 민주당 대선 후보 막판 지원 유세에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코로나 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일 민주당 대선 후보 막판 지원 유세에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코로나 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그는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코로나 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코로나 19를 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데다가 억제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해고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를 자르고 싶어도 못 자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우치는 정치적 이유로 해고되거나 강등될 수 없다는 연방공무원법의 보호를 받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을 내치려면 그가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비위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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