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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콩나물도 편의점서 산다"…마트가 된 편의점

중앙일보

입력

최근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최근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5)씨는 매주 한두 번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과일을 산다. 바나나 한 다발, 사과 8~10봉, 방울토마토 500g 등 대용량 과일 가격이 대형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끔 할인 행사까지 하면 바나나 한 다발 가격이 마트보다 저렴할 때도 많다”며 “굳이 마트까지 가서 과일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대형마트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과일·채소·쌀·달걀·두부·콩나물 등 요리를 위한 신선식품까지 편의점에서 구매하기 시작했다.

달걀·쌀·두부·콩나물 매출 최대 61% 증가  

세븐일레븐의 '세븐팜' 앱을 통해 농산물을 예약 주문하고 원하는 날짜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면 된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의 '세븐팜' 앱을 통해 농산물을 예약 주문하고 원하는 날짜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면 된다. 사진 세븐일레븐

지난 7~9월 CU의 대용량 과일과 채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0%, 59% 뛰었다. CU 관계자는 “이전까지 편의점 과일은 1입 세척 과일, 컵 과일, 미니 과일 등 소용량 상품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주택 상권을 중심으로 대용량 과일의 판매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과일과 야채·달걀·쌀·두부·콩나물 등 신선식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품목별로 24~61% 증가했다. 주택 상권에서 채소 매출은 143% 급증했고, 과일과 쌀은 각각 80% 이상 더 팔렸다.

이마트24에서는 냉동 삼겹살과 냉동 스테이크 등 냉동육 매출이 249% 급증했고, 콩나물과 소용량 채소류 상품 매출은 각각 96%, 74% 늘어났다. 쌀·잡곡·달걀·두부·과일 등의 매출도 30~52% 늘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가까운 편의점이 간단한 요리에 필요한 식자재를 살 수 있는 쇼핑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도 신선식품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CU는 편의점용 소용량 과일에서 벗어나 대형마트만큼 큰 용량의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농협을 비롯한 과수 농가와 손잡고 매달 제철 과일 1~2종을 선정해 선보이는 ‘이달의 과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또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기업인 CJ프레시웨이와 협업해 각 지역의 감자·당근·양파·깻잎 등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모바일앱에 ‘세븐팜’ 메뉴를 신설하고 매달 새로운 지역 우수 농산물을 소개하고 있다. 앱을 통해 농산물을 예약 주문하고 원하는 날짜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면 된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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