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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뽕잎, 건강식품으로 다시 뜬다

중앙일보

입력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잠업(蠶業)이 최근 다시 뜨고 있다.

누에를 이용한 각종 약품.건강보조식품.화장품 등이 속속 개발되면서 고부가가치 미래농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해체위기 극복한 잠사곤충부

농업진흥청 잠사곤충부는 1995년 거의 해체 위기를 맞았다.

수출에 크게 기여해온 잠업이 중국에 밀려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

76년 8만3천ha에 이르던 뽕나무 재배면적은 95년 2천5백ha로 쪼그라들었다.

잠업을 연구하는 부서도 축소됐다. 잠업시험장이 95년 잠사곤충연구소로, 96년엔 잠사곤충부로 '강등'됐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는 어떻게 하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자극으로 작용했다.

잠사곤충부는 실크 원료로서의 잠업연구를 포기하는 대신 누에에서 자라는 기생버섯인 동충하초(冬蟲夏草)를 대량 재배하는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동충하초는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중.장거리 종목을 휩쓴 중국여자 대표팀 '마군단(馬軍團)'이 복용하면서 유명졌지만 대량 재배 기술이 없어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잠사곤충부는 97년 동충하초의 대량 재배에 성공, 국제특허를 받아냈다.

이때부터 누에를 이용한 건강보조식품.기능성 화장품.술 등 다양한 파생상품이 쏟아졌다. 자칫 사라질 뻔했던 잠사곤충부는 핵심부서로 변신했다.

◇사양산업에서 미래산업으로

현재 잠업농가는 3천1백가구.전성기인 76년 48만8천가구에 비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그러나 누에를 이용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개발되면서 95년 2백25만원에 불과했던 농가당 잠업소득은 지난해 6백90만원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 누에 사육량도 지난해보다 10% 늘 전망이다.

누에를 이용한 혈당강하제 시장이 지난해 2백50억원 정도로 커졌고 지난해 첫선을 보인 '누에그라'의 경우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누에그라 원료로 동충하초를 5t 정도 수매했지만 올해엔 15t으로 늘 전망.

98년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한 누에가루는 지난해 30억원 정도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밖에 실크화장품 등을 합치면 누에를 이용한 기능성제품 시장은 연간 5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잠사곤충부는 현재 누에 성분을 이용한 모발보호제.치매치료제.인공피부 등을 개발 중이어서 누에의 용도는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잠사곤충부 최영철 박사는 "누에와 뽕잎의 효능은 동의보감 등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당뇨 인구가 앞으로 4백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누에의 혈당 저하 효능을 잘 활용한다면 잠업이 미래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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