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소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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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병사들은 이것을 월급 대신 받았다. 요즘 직장인들의 샐러리(봉급)도 이것에서 유래했다.

병원에서 중환자가 들어오면 바로 혈관에 놓는 링거액에도 이것이 들어 있다. 인류의 조미료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 몸안의 전해질(電解質)균형을 이루는데 필수적인 이것은 음식을 오래 보존하는 데도 유용하다.

회분 99.9%, 수분 0.1%인 소금이다.

그러나 요즘 소금은 영락없는 '천덕꾸러기'신세. 세계보건기구(WHO)는 소금을 하루 6g(1.25 차숫가락) 이하 섭취할 것을 권한다. 신체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금량은 하루 1.3g(1/4 차숫가락)에 불과하다.

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커진다. 심장병.뇌졸중.신장질환 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삼성제일병원 내과 신현호 교수). 소금을 덜 먹는 에스키모인은 고혈압에 잘 걸리지 않는다.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 하루 1인당 15~20g이나 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쪽 지방 사람들은 북쪽보다 더 짜게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 한그릇에는 1.4~3.5g의 소금이 들어 있다. 찌개 1인분의 소금함량은 이보다 많은 1.5~4.4g. 김치 한끼분(60g)의 소금 함량은 0.6(갓김치)~1.4g(나박김치)이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려면 염장식품(김치.젓갈 등).가공식품(라면.소시지 등).화학조미료.베이킹 파우더 등 염분함량이 많은 식품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국.라면.찌개의 국물은 되도록 덜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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