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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아 힘내라···'라면형제' 형은 원격수업 들을 정도로 호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쯤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씨 자택에서 불이 나 A씨의 자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추홀소방서]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쯤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씨 자택에서 불이 나 A씨의 자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추홀소방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형 A군이 원격수업을 들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은 19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의 미추홀구 형제 화재 참사 전담팀(TF) 결과 보고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허 의원에 따르면 형인 A(10)군은 아직 걷지는 못하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휴대전화로 원격수업을 가끔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동생 B(9)군은 의식을 회복했으나 원활하게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발생한 불로 중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여파로 학교에 가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던 중 엄마가 외출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했다.

앞서 A군은 온몸의 40%에 심한 3도 화상을 입어 2차례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또한 1도 화상을 입은 B군은 부상이 심한 호흡기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이들 형제는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의식을 완전히 되찾아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허 의원은 이날 '라면 화재'와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학대 의심 부모와 아동을 분리하는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경우 통상 2∼3개월이 걸린다"며 "조속한 결정이 가능하도록 결정 시한을 도입하고 아동보호 담당 판사를 지정하는 등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10월부터 시작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현재 118개 시군구 중 100개 시군구에 배치됐고 올해 말까지 283명 배치 예정"이라며 "지자체는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절차가 미진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지자체는 행정직으로 돌려막기를 해 전문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조사나 상담실 등 업무 수행을 위한 인프로도 부족한 현실"이라며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의 평균 재직기간은 2.6년, 이직률은 28.5%로 역시 전문성 확보가 과제"라고 강조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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