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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16개월 아기, 이전에도 학대 의심 신고 3차례나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연합뉴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실려 왔다가 사망한 생후 16개월 아이가 이전에 3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생후 16개월의 A양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25분쯤 양천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들어와 6시간 동안 치료받다가 숨졌다. A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과 골절을 발견한 의료진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은 지난 2월 30대 부부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A양과 관련된 학대 신고는 이번뿐 아니라 지난 5월부터 총 3차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양에 대한 학대 신고가 처음 들어온 것은 지난 5월. 30대 부부가 A양을 입양한 지 석 달 만이었다. A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직원이 멍 자국을 발견하고 첫 신고를 했다. 이어 6월엔 아이가 차 안에 홀로 방치돼 있다며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달에는 A양이 다니던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학대를 의심해 신고했지만, 경찰은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다시 부모에게 A양을 돌려보냈다.

서울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3건의 신고가 있었던 건 맞다. 다만 관계 전문가와 필요한 조사를 했고 당시에는 학대로 단정할 수 있는 정황이 없어 그렇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아동 학대로 의심되는 사건과 관련해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15일 “점검단을 구성해 3차례의 신고가 규정에 맞게 처리됐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양천서에서도 이번 사망 건과 이전 신고 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재수사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에 A양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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