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테러 20주년] 우 미야 테인 양곤 승가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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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분노를 잊고 용서할 것이다. 북한과 미얀마가 20년이나 단교를 해왔기 때문에 이젠 관계를 복원해도 무리가 없다. 미얀마 사람들은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한다."

양곤에 있는 국제승가대학의 우 미야 테인(61) 초빙교수는 북한과 미얀마의 재수교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일본의 대학에서도 교환교수로 근무해 국제정세에 대한 시각이 날카롭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

-아웅산 테러를 평가한다면.

"네윈 당시 대통령이 진상을 확실하게 규명했다. 북한 테러리스트들을 체포하고 사살했다. 그 뒤 북한과 단교하고 남한쪽으로 기울었다. 미얀마인들은 북한이 남의 나라에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분노를 느꼈다."

-북한은 1987년 KAL기 폭파사건을 일으켰고, 핵문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은 친미, 북한은 친중 성향이 강하다. 북한이 굶주리는 국민들을 놔두고 핵 개발에 나선 것은 미국에 맞서려는 것 아니냐. 경제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코너에 몰렸다고 미국에 고개를 숙이고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미얀마인들이 한국에 취업하거나 한국 기업인들이 미얀마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한국 기업의 투자를 거부할 리 만무하다. 서방국가의 경제제재 조치로 미얀마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제재조치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와의 경제협력은 더욱 확대.강화될 것이다."

-한국에서 94년부터 5년간 교환교수를 했는데 최근 한국 내의 이념 대립을 어떻게 생각하나.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는 걸 봤다. 잘 사는 한국이 못 사는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돕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친북.반북세력의 당파적 싸움이 아니라 민족문제를 푸는 차원에서 토론하고 합심해야 한다."

양곤=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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