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강타한 '황사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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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색 하늘, 매캐한 냄새, 썰렁한 거리.

최악의 황사(黃砂)에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시민들은 외출을 꺼려 대도시 도심은 휴일처럼 한산했고, 반면 병원은 호흡기.안과 환자로 붐볐다. 학교에선 체육 등 야외 학습이 일제히 취소됐고 야외 놀이시설이나 건축 공사장은 사실상 일손을 놓다시피했다.

음식점.유흥업소가 밀집한 서울 명동.종로.강남역 일대도 평소보다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붐빈 병원.약국=서울 강남구 L안과에는 황사가 시작된 20일부터 눈병 환자가 평소보다 30% 가량 늘어 하루 1백50여명이 찾았다. 간호사 신혜은(33.여)씨는 "환자 대부분이 황사 알레르기로 눈이 충혈되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약국을 하는 박난희(42.여)씨는 "하루 10개도 안나가던 마스크가 오전에만 50개 정도 팔렸다"며 "황사가 더 계속된다기에 50개를 추가 주문했다"고 말했다.

◇야외 학습.놀이 중단=서울 구룡.윤중.휘경.동교초등학교와 이화외국어고 등 상당수 학교는 운동장에서의 체육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또 점심시간에 바깥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압구정초등학교 김광수(金光洙)교감은 "전교생에게 안내방송을 통해 황사의 피해와 대비요령 등을 알렸다"고 말했다.

봄맞이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던 롯데월드에는 이날 평소의 절반에 불과한 3천여명만 입장했다.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측도 "평소의 60% 수준인 4천여명밖에 찾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업장에도 영향=정밀 부품 제조업체 등에서는 공기 중에 떠나니는 황사 입자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부산했다.

지난해 황사 때 인쇄회로기판(PCB)의 불량률이 평소보다 세배나 높아졌었다는 컴퓨터 부품제조업체 K사(서울 구로동) 관계자는 "황사입자가 전자회로에 달라붙어 미세한 전류의 흐름을 방해한 것으로 분석돼 창문을 닫고 작업할 수 있도록 공기청정기 10대를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다세대 주택을 짓고 있는 H건설측은 "인부들이 절반 넘게 출근을 안 해 오늘 작업 예정량을 재조정하고 일찍 끝냈다"고 말했다.

◇도시락 특수=북적이던 식당가가 한산했던 반면 회사 구내 식당이나 배달 위주의 식당들은 바빴다.

종로구 혜화동 M한식점은 평소보다 다섯배 가까이 늘어난 1백여건의 배달주문이 들어와 종업원 8명 전원이 '철가방'을 들고 뛰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도시락 전문점 꽃돼지 주인은 "오전부터 주문이 밀리면서 평소의 3백개보다 2백여개가 늘어난 주문량을 맞추느라 온 가족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황사 대처 요령

① 콘택트 렌즈를 빼고 안경을 쓴다.

② 출입문.창문을 닫아 먼지 유입을 막는다.

③ 외출 후 돌아와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한다.

④ 운동.등산 같은 격렬한 실외 활동을 피한다.

⑤ 실외 활동시 마스크.안경 등을 착용한다.

⑥ 강풍이 부니 시설물 관리에 신경쓴다.

⑦ 황사가 지나간 후 집 안팎을 물청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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