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기술 성공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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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안산공장은 지난해 3월 한 항생제(7-ACA)의 제조방법을 화학적 합성법에서 효소 반응법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연간 9만 드럼씩 들어가던 유기용매와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이 크게 줄었고 제조원가 역시 35%나 감소했다.

한화종합화학 울산공장은 과산화수소 제조공정에 유기용제 흡착탑을 설치, 굴뚝으로 빠져 나가던 유기용매를 잡아내 다시 공정으로 되돌려 보내게 했다. 이를 통해 굴뚝의 유기용제 농도를 5분의 1로 낮춰 연간 1억3천만원의 생산 비용도 절감했다.

브라운관용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 수원사업장은 질소산화물을 비교적 많이 배출했으나 1999년 촉매반응방식의 제거 설비를 추가로 도입한 후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 제거율을 95%까지 끌어올렸다.

기업들이 청정생산(Cleaner Production) 기술을 잘 활용하면 생산공정을 개선해 오염물질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정부는 95년 국가청정기술센터를 설치하고 환경부.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가 함께 청정생산기술 보급에 나섰다.

그러나 업무가 중복되면서 관련부처 사이에 소모적인 신경전이 벌어지고,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돼 큰 성과를 거두고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통적으로 청정생산기술에 강세를 보인 유럽에 이어 미국도 최근 청정에너지 기술과 오염물질 무배출 공장을 위한 '비전21 사업'을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11개국에 기술협력사무소를 개설한 뒤 청정생산기술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93~99년 11억2천만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또 석탄발전 관련 청정기술을 2007년까지 보급한다는 계획에 따라 '청정 석탄기술 프로젝트'를 정부.산업계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자국 내 발전소의 황산화물.질소산화물.수은 배출량을 2018년까지 69~73%까지 줄이겠다"며 "이를 위해 기업에서 청정기술을 쓰도록 적극 유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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