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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8000마리 잡았는데 또···北접경 강원 화천 돼지열병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멧돼지 2만8000마리 포획에도 1년 만에 발병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9일 오전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해당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9일 오전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해당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화천에서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화천 양돈농가서 출하한 돼지 3마리 확진 #방역당국, 반경 10㎞ 농장 2400여 마리 살처분 #강원·경기 축산시설 48시간 이동중지

 9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화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철원군 도축장에 출하한 어미돼지 8마리 가운데 3마리가 폐사해 검사를 한 결과 이날 새벽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 돼지열병이 확인된 화천군 양돈농장은 돼지 94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발생 농장의 돼지와 인근 10㎞ 내 양돈농가 2곳의 사육 돼지 1525마리를 살처분 하기로 했다. 또 이날 오전 5시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의 돼지농장과 도축장·사료공장·출입 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강원도 돼지농가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 9일 이후 1년 만이다. 그동안 야생 멧돼지 포획과 농가 울타리 설치 지원, 돼지열병 예찰에 공을 들여왔던 방역당국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재완 강원 방역정책담당 사무관은 “북한 접경지역인 화천군은 그동안 야생 멧돼지 사체 290여 마리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만큼 발병 우려가 높은 지역이었다”며 “울타리 설치와 멧돼지 포획 등 예방대책을 추진했음에도 돼지열병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9일 오전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9일 오전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사육 돼지는 한 번 감염되면 폐사율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를 머금은 야생 멧돼지나 감염된 돼지의 이동,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야생 멧돼지로 인한 전파를 차단하고자 광역 울타리를 설치하고 야생멧돼지 남하를 차단했다. 화천군과 철원군 등 5개 접경지역의 17개 읍면 162개 마을을 제한적 총기 포획 지역으로 확대했다. 650명의 포획단을 운영하고 포획 틀과 포획 트랩을 각 757곳과 365곳에 설치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선제적으로 포획한 야생멧돼지는 총 2만8397두에 달한다.

 그동안 강원도에서는 358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지역별로는 화천 290건, 철원 33건, 양구 15건, 인제 13건, 고성 4건, 춘천 3건 등이다. 민간인통제선 안쪽(북쪽)에서는 52건, 바깥쪽(남쪽)에서는 306건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9일부터 3일간 철원·화천·양구 등 접경지역 8개 시·군의 121개 양돈농가에 대해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농가 주변에 소독소를 설치한다. 화천군에선 도축금지와 분뇨 출하 금지 조처가 이뤄졌다.

최종권 기자, 화천=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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