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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1위 오른 中 "트럼프가 코로나 누명 씌운 탓" 발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7일 중국 지린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중국 지린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주요국 국민 4명 중 3명이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中 글로벌타임스, '비호감 여론조사'에 논평 #“수십만 죽은 무능함 중국 탓 돌린 트럼프 탓”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9일 ‘중국에 대한 퓨리서치의 여론조사는 ‘신포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은 결과는 “미국의 정치적 선동 때문”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는 중국 외교당국의 발표와 맥락을 같이 하며 중국 지도부의 상황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9일 ‘중국에 대한 퓨리서치의 여론조사는 ‘신포도’’라는 논평을 통해 이같은 결과는 ’미국의 정치적 선동 때문“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 캡쳐]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9일 ‘중국에 대한 퓨리서치의 여론조사는 ‘신포도’’라는 논평을 통해 이같은 결과는 ’미국의 정치적 선동 때문“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 캡쳐]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ㆍ한국ㆍ독일 등 14개국 1만42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73%로 긍정적 평가(24%)를 압도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부정적 의견이 75%로 지난해 대비 12%포인트 높아졌고, 영국(74%)ㆍ스웨덴(85%)ㆍ네덜란드(73%)ㆍ독일(71%)ㆍ미국(73%)ㆍ스페인(10%) 등 8개 조사 대상국에서 비호감 의견이 10% 이상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비호감도가 86%에 이른 일본은 조사 대상국 중 중국에 대한 인식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항목에서도 14개국 평균 78%의 응답자가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처럼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높아진 건 미국 등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정치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유감스럽지만 놀랍지도 않은 이 결과는 서구 여론이 반중 내러티브를 가져와 중국에 대한 편견을 끊임없이 강화한 결과일 뿐”이라며 “특히 코로나19가 발발한 후 미국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다루지 못하는 그들의 무능함을 덮기 위해 서방 동맹국들을 끌어들여 중국에 오명을 씌웠다”고 단정했다. 서구 정치인들이 사실 관계를 무시한 채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의 이미지를 폄훼하고 민심을 선동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하기 위해 건강에 대한 세부 사항을 숨기면서 백악관에 돌아왔고 보좌진 수백 명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면서도 미안해하지 않았다”며 “대신 ‘중국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책임을 돌렸는데 이런 여론 조작이 그의 무능력함때문에 미국민 수십만 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숨길 순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 관계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국이 문제 아니냐는 논리다.

중국이 코로나19에 거둔 성과와 기여가 폄하되고 있다며 억울함도 호소했다. 논평은 “중국이 인류에 대한 전례없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협력하는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이 조사는 중국의 호의가 어떻게 잘못 해석되고 악의적으로 이용되는지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53일 연속 코로나19 현지 확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더 나아가 10월 1~8일 국경절 연휴기간 6억1800만 명의 관광객이 4543억 위안(약 77조원)을 지출하는 등 예년 경제 상황을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설문조사에서 중국이 코로나19에 잘못 대처했다는 의견은 14개국 평균 61%, 미국은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홈페이지 캡쳐]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설문조사에서 중국이 코로나19에 잘못 대처했다는 의견은 14개국 평균 61%, 미국은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홈페이지 캡쳐]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퓨리서치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진 데 대해 “코로나19 팬데믹과 신장ㆍ홍콩 등에서 벌어진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관련 중국 정부의 안일한 초기 대처와 우한바이러스연구소 기원설에 대한 불분명한 해명 등이 중국에 대한 부정 여론을 키웠다는 것이다. 거기에 신장 지역 집단 교육 시설과 홍콩 보안법 통과로 중국 인권 실태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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