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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깔린 일본산 비닐하우스 329억…강제동원 기업서도 수입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전국에 판매된 원예용 비닐하우스 PO필름의 절반, PVC필름 100%가 일본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 필름을 판매한 일본 기업 중에는 일제 강제동원 관련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울산의 한 농가에서 농민이 태풍에 대비해 비닐하우스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 뉴스1

지난 9월 울산의 한 농가에서 농민이 태풍에 대비해 비닐하우스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 뉴스1

 7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설원예 비닐하우스에 사용된 장기성 다중PO코팅필름(PO필름) 판매량은 모두 5470t(573억30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49.4%)인 2700t, 324억원어치를 일본 회사로부터 수입했다.

 PO필름과 함께 비닐하우스 피복 자재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필름은 전량 일본산 수입에 의존했다. 지난해 PVC필름은 80t(4억8000만원)을 오카모토사에서 수입했다.

 국내 비닐하우스에 흔히 들어가는 폴리에틸렌(P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필름의 경우 국산 제품이 100% 사용되고 있다. 어기구 의원은 “통상 1, 2년 사용하는 PE·EVA·PVC필름의 사용 면적은 감소하고 있지만, 3~7년 사용이 가능한 PO필름의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 120억원어치의 PO필름을 판매한 스미토모사와 12억원 매출을 올린 미쓰비시(MKV)사는 과거 정부가 조사한 강제동원 관여 기업 목록에 포함된 회사다. 어 의원은 “아직 전범 기업의 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자재 국산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일본산 필름이 더 비싼데도 국내 농가의 선호 때문에 더 많이 판매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PO필름에 대한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R&D)이 본격화하면서, 일본산보다 더 저렴하고 품질이 대등한 국산 필름 사용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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