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 판매된 원예용 비닐하우스 PO필름의 절반, PVC필름 100%가 일본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 필름을 판매한 일본 기업 중에는 일제 강제동원 관련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설원예 비닐하우스에 사용된 장기성 다중PO코팅필름(PO필름) 판매량은 모두 5470t(573억30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49.4%)인 2700t, 324억원어치를 일본 회사로부터 수입했다.
PO필름과 함께 비닐하우스 피복 자재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필름은 전량 일본산 수입에 의존했다. 지난해 PVC필름은 80t(4억8000만원)을 오카모토사에서 수입했다.
국내 비닐하우스에 흔히 들어가는 폴리에틸렌(P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필름의 경우 국산 제품이 100% 사용되고 있다. 어기구 의원은 “통상 1, 2년 사용하는 PE·EVA·PVC필름의 사용 면적은 감소하고 있지만, 3~7년 사용이 가능한 PO필름의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 120억원어치의 PO필름을 판매한 스미토모사와 12억원 매출을 올린 미쓰비시(MKV)사는 과거 정부가 조사한 강제동원 관여 기업 목록에 포함된 회사다. 어 의원은 “아직 전범 기업의 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자재 국산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일본산 필름이 더 비싼데도 국내 농가의 선호 때문에 더 많이 판매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PO필름에 대한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R&D)이 본격화하면서, 일본산보다 더 저렴하고 품질이 대등한 국산 필름 사용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