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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43개월 만에 최대 상승, 밥상물가도 껑충…서민 허리 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판매대.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판매대. 연합뉴스

0%대에 머물렀던 소비자 물가가 1%대로 올라섰다. 집중 호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임대차 3법에 따른 전·월세 품귀로 전셋값은 1년 6개월 만에, 월세는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2015년=10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 상승했다. 지난 3월(1%) 이후 줄곧 0%대를 유지하다 6개월 만의 1%대다.

0%대 저물가 끌어올린 먹거리 물가

소비자물가 6개월 만에 1%대 상승.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소비자물가 6개월 만에 1%대 상승.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물가 상승 폭이 커진 이유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배추는 전년 동월 대비 67.3% 올랐고, 무는 89.8% 올랐다. 전체 채소류 가격은 34.7% 비싸졌다. 역대 최장 장마로 올해 작황은 최악인데, 지난해 작황은 좋아서 생긴 기저효과는 가격 상승 폭을 키웠다.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7.3%)과 수산물(6%) 모두 오르며 밥상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0%대에 정체했던 외식 물가도 9월엔 1% 올랐다. 다만, 통상적인 외식 물가 상승률 2~3%에는 못 미쳤다.

 식탁 물가가 오르며 자연히 소비자 체감 물가도 높아졌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0.9% 상승해 4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소비자가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으로 작성하는 지표다.

주거비 부담까지 가중

 엎친 데 덮친 건 주거 비용이다. 지난달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올라 2018년 10월(0.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셋값은 0.5% 올랐다. 2019년 3월(0.5%)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월세 상승률(0.3%)은 2017년 2월(0.3%)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10월 물가 전망은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포함된 ‘통신비 2만원’ 지원 사업을 물가 하방 요인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료가 서비스 물가 조사품목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교통, 음식·숙박 부문의 물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가변적이다.

 밥상 물가는 이달 말부터 나아질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김장 배추나 무 같은 채소의 생육 기간이 70~80일가량 걸리기 때문에 10월 말에서 11월 초쯤에는 장마 이후 재배한 물량이 출하될 것”이라며 “과거 10월에는 채소류 가격이 전월 대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농산물 가격 상승이 밥상물가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비축물량 방출 등 수급 불안 방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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