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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퇴치에 도움된다"···中 달군 '빈랑 열매' 정체 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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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중국 빈랑나무 열매가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빈랑나무 열매는 중국 후난성 중부 도시인 샹탄 등에서 건조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빈랑은 태평양·동남아 등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종려나무의 일종이다.

중국에서 코로나 퇴치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빈랑나무 열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바이두]

중국에서 코로나 퇴치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빈랑나무 열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바이두]

이코노미스트는 "열매 안에 흥분제 성분이 있고 구강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에도 코로나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퍼지며 열매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한 시장에서 빈랑나무 열매를 파는 여성들. [트위터]

중국의 한 시장에서 빈랑나무 열매를 파는 여성들. [트위터]

빈랑나무 열매를 씹는 것은 중국·인도 등에서 오랫동안 행해져 온 전통이다. 졸음을 쫓아내는 각성효과가 있다 보니 노동자들이 식사 후나 휴식 때 쓰기도 한다. 술·담배·카페인 음료를 권하듯 이들 지역에서는 상대방에게 빈랑나무 열매를 권하는 풍습도 남아 있다.

1980년대부터 후난성에서는 빈랑나무 열매 재배를 산업화했고, 지금은 후난성 노동 가능 인구 4100만명 중의 200만명이 이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로 열매를 가공하는 일이다.

방글라데시에서 한 농부가 빈랑나무 밭에서 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방글라데시에서 한 농부가 빈랑나무 밭에서 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런 전통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 2017년이다. 중국 규제 당국이 빈랑나무의 성분인 아레콜린을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보다 한참 전부터 아레콜린을 발암물질로 규정해왔다"고 덧붙였다.

후난성에선 빈랑나무 열매를 너무 오래 씹어서 생기는 병인 구강 수하 섬유증의 발병 빈도도 높다. 빈랑나무 열매 등의 영향에 이 지역에서 2016년 2만5000여 명이던 구강암 환자가 2030년에는 30만명까지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퇴치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빈랑나무 열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하나씩 포장된 빈랑나무 열매를 간식처럼 즐기는 경우도 있다. [트위터, 바이두]

중국에서 코로나 퇴치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빈랑나무 열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하나씩 포장된 빈랑나무 열매를 간식처럼 즐기는 경우도 있다. [트위터, 바이두]

이런 위험에도 최근 빈랑나무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 건 코로나19 때문이다.

올해 2월 중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급증했을 당시,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빈랑나무 열매를 중의학에 근거한 처방의 하나로 꼽았다. 기생충 퇴치에도 쓰이는 빈랑나무 열매가 바이러스를 제거해준다는 설명을 달았다. 후난성에서는 택시 운전사와 환경미화원에게 마스크와 함께 빈랑나무 열매를 나누어줬다고 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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