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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부족 '장학사업'으로 해결"…충남도, 4학년생 66명 선발

중앙일보

입력

공공의료원 간호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충남도가 장학사업과 공공간호사 육성을 추진하고 나섰다. 더는 정부 대책이나 지원에 기대지 않고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월 28일 충남 천안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 충남 천안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도는 서산의료원과 홍성의료원에서 근무할 간호사 66명을 선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내년 2월 간호학과를 졸업하는 대학 4학년 학생들로 내년 초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대로 서산·의료원에 배치돼 2년간 근무하게 된다.

서류·면접 거쳐 학생 선발, 600만원 지원 #서산·홍성의료원에서 2년 의무 근무해야 #공공간호사, 도립대 간호학과 설치 추진

양승조 충남지사는 고질적인 의료원 간호사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5월 천안과 공주·서산·홍성 등 4개 의료원장과 머리를 맞댔다. 회의 결과 ‘지역인재육성 간호장학사업’을 추진,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간호장학사업은 충남 도내 4개 의료원 근무를 희망하는 간호학과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계획이다. 간호학과가 설치된 충남지역 14개 대학의 추천을 받아 인사위원회 서류 평가, 면접을 거쳐 장학생을 최종 선발한다. 지난 8월 심사과정을 거쳐 66명이 선발됐다.

이들에게는 1인당 1년간 6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선발된 장학생들은 서산·홍성의료원에서 2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근무 시작 14일 이내에 해당 지역에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조건 가운데 한 가지라도 어기면 장학금 전액을 환수하게 된다.

지난 8월 22일 천안의료원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이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8월 22일 천안의료원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이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지역 4개 공공의료원의 간호사 정원은 791명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4개 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654명이다. 정원 대비 137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충남도는 인력 확충이 시급한 서산과 홍성의료원에 66명을 우선 배치하고 내년에 추가로 선발하는 간호사는 4개 의료원에 분산 배치할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대도시와 대형병원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에 충남을 비롯해 각 지방의료원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유능한 간호장학생을 선발·양성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간호사 처우 개선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간호사 인력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할 ‘공공간호사’를 양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충남 도내 대학 간호학과 신입생 가운데 80명을 ‘공공간호사 특별전형’으로 선발, 4년간 학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대신 졸업 후 4년간 도내 4개 의료원에서 근무해야 한다.

홍성의료원 최남열 간호부장은 “현재 4개 의료원은 경력 7~8년차 ‘허리’가 없는 구조로 인력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신규 간호사를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직 등으로 그만두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할 여건을 만들어주는 방안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28일 충남 홍성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4월 28일 충남 홍성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최 간호부장은“간호인력 부족은 근무 여건이나 결혼·육아 등의 문제로 근무를 기피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잦은 이직과 사직은 간호사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또 다른 이직을 가져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장기적 대안으로 충남도립대에 간호학과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양 지사는 지난 2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공주대에서 열린 ‘지역혁신사업 권역별 간담회’에서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안정적인 간호인력 확보와 양성을 위해 의료법 개정과 학과 신설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양 지사는 이어 “충남도립대에 간호학과를 신설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이끌어달라”고 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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