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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해 피해 입은 벼까지 농협이 전부 산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7일 충남 공주시 들녘에서 콤바인을 이용, 농민들이 벼를 수확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27일 충남 공주시 들녘에서 콤바인을 이용, 농민들이 벼를 수확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농협이 올해 태풍으로 피해를 본 벼까지 전부 매입하기로 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5일 전남 담양군에서 열린 '2020년 벼수확시연회'에서 이런 내용의 쌀 수확기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이개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지역 농민들도 참석했다.

원래 농협은 매년 농가가 희망하면 시중에 나온 벼를 전량 매입해왔다. 하지만 태풍 등 수해로 상품성이 떨어진 벼는 구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역대 가장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농가 피해가 커지자 수해 피해를 본 벼까지 전량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럴 경우 농가 소득 보전은 물론 질 낮은 벼 유통도 막을 수 있다는 게 농협의 설명이다.

벼 매입자금 지원도 늘린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지역 농협에 1조9000억원 매입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올해는 여기에 2000억원을 더 보태 2조1000억원을 주기로 했다. 만약 올해 농협의 벼 매입 물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165만t)이면 지역 농협 부담금액은 2000억원가량 줄어든다. 하지만 매입 물량이 늘어나면 부담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화로 벼를 건조할 인력이 부족한 농가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총 매입량 87% 수준이었던 산물벼(수확 후 건조하지 않은 벼)의 비중도 90%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산지농협 보관 및 저장능력 향상을 위해 현장기술지원을 강화하고, 건조저장 시설 16개소도 조기 완공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올 한해 유례없는 긴 장마와 수확기의 연이은 태풍 피해로 농업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쌀값 안정과 농업소득 증대를 위한 대책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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