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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서 '폐 손상' 의심 성분…"국내 사례는 아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액상 전자담배를 피우는 시민. 뉴스1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액상 전자담배를 피우는 시민. 뉴스1

유해성 논란에 지난해 10월 사용중단 권고된 액상형(CVC) 전자담배 일부 제품서 중증 폐 손상 유발 의심성분이 검출됐다. 다만 보건당국은 현재 국내에서 이와 관련한 급성 폐 손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추진실적’을 관계부처 합동자료로 4일 내놨다.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사용중단 권고 조치 이후 국내에 유통 중인 112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을 대상으로 성분분석을 벌였다. 성분분석은 6종의 중증 폐 손상 유발 의심성분 등이 중심이 됐다.

폐 손상 유발 의심성분 6종은 

6종은 비타민E 아세테이트다이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다이온, 프로필렌글리콜,글리세린을 말한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폐 손상 유발 물질로 지목한 바 있다. 또 다이아세틸, 아세토인은 미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폐 질환 가능 성분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2·3-펜탄다이온 등은 유럽연합(EU) 담배관리지침에 따라 2016년부터 영국에서 사용이 금지돼왔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대마 유래 성분(THC)의 일종의 대체재로 알려져 있다. THC보다 저가다. 무색·무취인 데다 THC와 점도도 비슷하다. 국내 유통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에서는 THC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다이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다이온 3종은 담배를 피울 때 나는 향기를 만들 때 쓰인다.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은 용매제로 흔히 사용된다.

지난해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관계자들이 보건복지부-식약처 액상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에 대한 업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관계자들이 보건복지부-식약처 액상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에 대한 업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비타민E 아세테이트 0.12ppm까지 검출 

조사결과, 3개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0.03~0.12ppm 검출됐다. 담배 연기에서는 미검출됐다. 또 8개 제품에서는 향 첨가물질 3종이 나왔다. 제품별로 적게는 19.5ppm에서 많게는 1050ppm까지였다. 프로필렌글리콜과 글리세린은 전 제품에서 확인(16~76.5ppm)됐다. 향 첨가물질 3종(다이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다이온)과 용매제 2종(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은 담배 연기에서도 각각 나왔다. 액상 상태일 때보다는 소량이었다.

특히 일부 성분의 경우 특정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을 감소시키는 등 독성이 확인됐다. 실험용 쥐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 3.1mg/㎏, 용매제인 프로필렌글리콜 826mg/㎏을 투여한 결과다. 다만 국내 유통 제품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와 프로필렌글리콜의 검출량이 많지 않아 실제 인체에 노출된 양은 ‘유해성 농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인한 폐 손상 국내 사례 "없다" 

실제 폐 질환 사례조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의심된 폐 손상 환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사례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진행했다. 전국 12개 병원 집중치료센터와 국민건강영양조사-건강보험공단 연계자료, 소비자 위해 감시시스템 등을 통해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했던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급성 폐 손상 사례는 아직 국내에서 유사한 경우도 보고된 적 없다”며 “현재로써는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 뉴스1

박능후 복지부 장관. 뉴스1

정부, "담배 향 첨가물질 규제 도입할 것"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유해성분 분석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 금지된 향 첨가물질이 나왔다”며 “해외 여러 국가에서 향 첨가물질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해 향 첨가물질의 첨가 금지를 위한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의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20만 포드로 지난해 같은 기간(610만 포드)과 비교해 80.3% 줄었다. 포드는 니코틴 등 용액을 채워 넣은 폐쇄형 용기를 말한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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