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의 의학프리즘] 건강 최대의 적은 '비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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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영양 결핍.스트레스.환경 오염.술 등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은 많다. 그렇다면 이들 중 가장 심각하게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까진 흡연이 정답이다. 전체 암 환자 3명중 1명은 흡연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흡연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요인으로 비만이 흡연을 대체하리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1년 12월 미국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새처 미국 공중보건국장은 TV 생중계를 통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해마다 30만명의 미국인이 비만 관련 질환으로 숨지고 이로 인해 지불하는 경제적 비용만도 1천1백70억 달러나 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 4명 중 1명은 의학적으로 비만이며 이는 1980년에 비해 두배나 늘어난 수치"라고 말했다.

2001년 6월 미국 랜드연구소는 사상 최초로 비만이 흡연보다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들은 미국의 성인 남녀 9천5백여명을 대상으로 생활 습관과 암.당뇨.천식 등 미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17개 만성질환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흡연의 경우 이들 17개 질환에 걸릴 확률이 남성은 30%, 여성은 40%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비만은 정도에 따라 50~90%나 증가했다.

최근 창설 81년 만에 뚱뚱한 군인을 진급에서 탈락시키겠다는 중국군의 조치는 비만의 심각성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체질량 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볼 때 성인 3명 중 1명 꼴이 비만이란 서울대보건대학원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1백70㎝이면 73㎏만 넘어도 비만이란 뜻이다. 뚱뚱한 사람,특히 배가 나온 사람은 미용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살을 빼야겠다. 비만은 이미 흡연보다 해로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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