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수가 3.4% 인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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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酬價.의료행위의 가격)를 내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와 의료계의 충돌이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건강보험의 수가를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3.4%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가가 3.4% 내리면 연간 3천억원의 건보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돈은 중증질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전체 진료비의 50%에서 25% 선으로 내리는데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산하의 수가 결정기구인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건보심)가 지난달 27일 연 회의에서는 수가를 인상 또는 동결하자고 주장하는 의료계와, 인하를 요구한 건보 가입자 대표의 의견이 맞섰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현행 수가를 유지하되 수가인하 요구의 근거자료인 서울대 경영연구소의 의료기관 원가보고서를 3개월 내에 재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건보심 안에 소위원회를 구성해 서울대 보고서를 검토한 뒤 이달 내 건보심을 열어 수가 인하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복지부가 2000년 9월 "2002년 1월 수가를 원가의 1백%에 맞춰주겠다"고 밝힌 점 등을 들어 이에 강력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수가 인하 움직임은 의료계의 대정부 불신을 심화시킬 것이며, 이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가 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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