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진통제, 치매 예방 효과

중앙일보

입력

이부프로펜, 아드빌, 모트린 등 비(非)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가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갖가지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NSAID계열의 진통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1997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그 이유는 지금까지 미스터리였다. 그 이유가 미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에드워드 구 박사는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유전조작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세를 유발시킨 쥐들로 부터 채취한 세포에 이부프로펜과 다른 두 종류의 NSAID계열 진통제를 투입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 증세인 아밀로이드 베타-42 단백질 생산이 80%나 억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스피린을 포함한 다른 진통제들은 효과가 없었다고 구 박사는 밝혔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NSAID계열 진통제의 소염효과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측해 왔으나 사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세포를 죽이는 플라크인 아밀로이드 베타-42의 생산을 감소시키는 효과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구 박사는 따라서 제약회사들은 이부프로펜과 비슷하되 소염효과만 없는 약을 개발하면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박사는 그러나 이 실험에 사용된 NSAID의 단위는 하루 아드빌 16개에 해당하는 것으로 권장 투여단위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NSAID를 고단위로 복용하면 신장과 위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알츠하이머병예방을 이유로 NSAID를 고단위로 처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벨기에 레벤 가톨릭대학의 분자생물학 교수인 바르트 데 스트로퍼 박사는 이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이 특정 진통제들이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로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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