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두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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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을 나타내는 의학용어 중에서 그 빈도가 높은 것의 하나가 ‘두통’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머리가 아픈 증세’인 두통은 머리뿐 아닌 신체 어느 곳의 문제라도 유발시킬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다양한 질병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당뇨병 역시 두통을 일으키는 질환의 하나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당뇨병에서의 두통은 당뇨병 자체에 의해 생기는 것과 당뇨병에 합병하는 당뇨병합병증으로 인해 발현하는 것으로 크게 대별된다. 당뇨병과 두통의 설명 역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기술한다.

당뇨병 자체 증상으로서의 두통

잘 알고 있듯이 당뇨병의 전형적 증상은 3多(多尿, 多飮, 多食)와 체중감소이다. 그러나 당뇨병의 증상은 이밖에도 대단히 많고 다양하다.

단적인 예로 아무런 증상이 없는 소위 ‘무증상 당뇨병’도 10%에 이른다. 어느 경우든 증상이 나타날 정도가 되면 당뇨병의 중요 소견인 요당(尿糖)의 배출에 따른 수분의 과다 배출에 의한 탈수 증상이 경하든 중하든 나타나게되고 이는 곧 두통의 한 원인이 된다.

실제로 두통과 피로를 주소로 하여 병원을 찾은 이들 중에 당뇨병으로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장기간의 당뇨병조절 불량에 의해 지속적인 고혈당, 체내 대사 불균형 및 요당 소실의 지속 등에 의해 만성적인 피로와 두통이 동반된다.

물론 당뇨병의 초기 증상의 하나인 안정피로(眼精疲勞)에 의해 두통이 동반되는 수도 있다.

당뇨병 자체 증상으로서의 두통은 설명한 바와 같이 당뇨병 초기나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은 경우에 일어난다. 따라서 적절한 당뇨병의 관리를 통하여 혈당 조절을 이루어 낸다면 두통은 자연 개선된다.

이러한 당연한 원인과 결과를 무시하고 당뇨병의 조절불량에 의한 두통을 엉뚱한 비타민, 식품, 약제를 복용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단, 충분한 조절에도 불구하고 두통이 지속되면 반드시 다른 병발질환을 확인하여야 한다.

당뇨병 합병증에 의한 두통

당뇨병의 합병증을 둘로 나누어 당뇨병 자체에 의한 합병증과 당뇨병을 관리하다가 생기는 합병증으로 나누는데 두통은 이 두 가지 경우와 모두 관련이 있다.

우선 당뇨병합병증 중에서 당뇨병성 안과 질환은 두통을 가져 온다. 특히 당뇨병 조절이 불량한 경우에 안구내 삼투압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안구의 크기가 변하면서 두통이 올 수 있다.

당뇨병성 백내장도 대표적 질환이다. 당뇨병에 그 빈도가 느는 녹내장은 두통이 주요 증상일 정도로 잘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들에서는 물론 시력의 변화도 온다.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심장혈관계 합병증은 두통과 관계가 많다. 뇌혈관 경색, 뇌혈관 출혈, 고혈압, 기립성저혈압 등은 모두 이에 속한다.

당뇨병성신경병증 중에서 동통을 동반하는 합병증은 두통을 가져온다. 단발성안신경마비로 안검하수가 오면 두통이 동반되기 쉽다.

당뇨병에서 흔히 동반하는 대상성포진을 앓고 난 후에 오는 두통도 있다. 아직 통증의 기전은 잘 모르지만 구심성신경통로의 reorganization에 의한 거승로 여겨진다. 노인의 경우에는 대상성포진을 앓고 난 후 50%에서 1년씩이나 지속되기도 한다.

당뇨병의 급성합병인 당뇨병성케톤산증, 당뇨병성고삼투압성비케톤성혼수에 두통이 오는 수가 많다. 두 가지 모두 초분을 다투는 병인데 발병 초기에 두통이 오기도 하고 응급기를 지나고나서 두통이 남기도 한다. 상태가 원래 중해서 두통이 증상으로서의 비중을 못갖는 것으로 생각된다.

당뇨병을 관리하다가 생기는 합병증 중에서 저혈당증은 두통을 가져오는 대표적 질환이다. 특히 경구혈당강하제 또는 인슐린 주사를 시행하고 있는 환자에서 여러 원인에 의한 저혈당의 발생은 두통, 나아가서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저혈당에서 발현하는 증후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저혈당의 증상과 증후]

  • 교감신경성 : 어지러움, 허약, 창백, 떨림, 신경질, 불안, 허기, 심계항진, 빈맥, 발한

  • 신경당결핍성 : 시야흐림, 복시, 쇠약, 두통, 산만, 기억상실, 혼돈, 감정이상, 행동이상, 운동부조, 감각이상, 마비, 경련, 혼수

현저하게 혈당이 내려 가지 않더라도 다소 낮은 혈당 상태가 지속되어 늘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자주 본다. 이 때의 두통은 약물의 용량과 식사-운동 간의 관계를 잘 조화시켜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두통이다.

이상으로 당뇨병과 두통을 발생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하였다. 보다 세세한 부분들을 기술하면 더 많은 내용을 소개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당뇨병과 두통은 전술한 바와 같이 당뇨병과 병발질환의 철저한 파악, 당뇨병의 적절한 관리에 의해 이해되고 개선될 수 있다는 주안점을 강조함으로써 긴 설명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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