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잘 걸리는 5대암, 조기검진 지침 나와

중앙일보

입력

한국인에게 흔한 5대 암(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의 조기 검진 지침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최근 암 종류별로 누가, 어떤 검사를, 얼마나 자주 받아야하는지 학회별로 의견을 취합해 만든 조기검진 지침 잠정안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암 검진지침은 '35세 이상이면 2년에 한번 내시경 검사를 해라(A병원)'나 '40세 이상이면 1년에 한번 내시경을 받아라(B병원)'식으로 병원마다 들쭉날쭉했다.

처음으로 한국인의 실정에 맞게 통일된 셈이다. 이번 잠정안은 올해말 관련 단체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확정된다.

간암의 경우 남자는 30세 이상, 여자는 40세 이상을 검진 대상으로 했다. 혈액검사상 B형이나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이들 바이러스는 없어도 간경변을 앓고 있는 사람이 검진 대상이다.

이들은 6개월마다 한번씩 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50세 이상의 남녀가 대상이며 두 가지 방법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 방법은 항문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종양 여부를 살펴보는 대장 내시경 검사로 5~10년에 한번 받는다.

둘째 방법은 항문으로 조영제를 주입한 뒤 X선으로 대장 속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는 대장 조영술검사와 에스 결장경검사를 동시에 받는 것. 5년에 한번 꼴로 받도록 권장했다.

에스 결장경검사는 대장 전체를 살펴보는 대장 내시경과 달리 항문에서 30㎝까지 부위인 에스상결장까지만 내시경을 넣어 살펴보는 좀더 간단한 검사. 유방암은 연령별로 다양한 것이 특징. 30세 이상부터 35세 미만 여성은 매월 1회 유방 자가검진이면 충분하다.

이 지침은 35세 이상부터 40세 미만까지는 2년에 한번 의사의 유방 진찰을 받도록 권유한다. 40세 이후부터는 1~2년에 한번 의사의 유방 진찰과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자궁 경부암은 연령보다 성 경험 여부가 기준이다. 연령이 아무리 낮아도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매년 질(膣)세포진 검사를 받아야한다.

반대로 연령이 높아도 성 경험이 없으면 조기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궁경부암은 파필로마 바이러스 등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5대암 중 위암만은 아직 잠정안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40세 이상 남녀는 1~2년에 한번 내시경이나 위장 조영술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받는 것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잠정안의 특징은 꼭 받아야 하는 기본검사 위주로 구성됐다는 것. 유방암의 경우 유방 초음파검사, 자궁경부암의 경우 질 확대촬영검사 등 일선 병의원에서 흔히 시행하지만 비용이 비싼 정밀검사 항목은 제외됐다.

암 조기검진 지침은 국민들에게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 외에 내년부터 시행될 영세민 국가 무료 암 검진사업의 기준으로 활용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생활보호대상자와 건강보험가입자 중 소득기준 하위 20%에 속하는 영세민(직장 건보의 경우 월 표준소득 95만원 미만, 지역 건보의 경우 월 납입 보험료 2만2천원 미만)에게 위암과 유방암에 대해 전액 무료검진이 시행된다.

정부는 나머지 3개 암에 대해서도 예산이 마련되는 내후년부터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 도움말 주신 분〓국립암센터 신혜림.김성.정승용박사,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부 이정호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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