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회 권위 떨어진다"던 빨간 원피스, 류호정 보란듯 또 입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논란을 부른 '빨간 원피스'를 재차 입은 모습이다. 오종택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논란을 부른 '빨간 원피스'를 재차 입은 모습이다. 오종택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화제가 됐던 '빨간 원피스'를 또 다시 입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자신이 밝힌 소신대로 시대착오적 관행을 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류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리는 본회의장에 빨간 원피스를 재차 입고 등장했다.

이날 오전에는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정의당 상징색인 노란 백팩을 맨 채 자신의 소속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전체회의가 끝나고 원피스로 갈아입은 그는 국회 윤리특위 회의에 위원으로 참석한 뒤 본회의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류 의원이 국회 본회의 때 착용한 원피스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논쟁이 일었다. "관행이나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반응과 "복장 때문에 국회 권위가 떨어진다는 지적 자체가 고리타분하다"는 의견이 맞섰다.

류 의원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일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국회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어두운색 정장과 넥타이 등 천편일률적 복장을 강조하는 관행을 국회 내에서도 바꾸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장이 아니더라도 50대 중년 남성으로 가득찬 국회가 과연 시민들을 대변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성희롱 공격까지 당하는 류 의원을 향해 여야를 막론한 지지와 연대 메시지도 쏟아졌다. 같은 당 심상정 대표는 "원피스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사랑하는 출근룩"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의정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밝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판을 가장해 성희롱 댓글을 달았던 사람들은 청년 여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와 폄하가 있었음을 반성해야 한다"며 "발랄한 복장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류 의원의 앞길에 축복을 바란다"고 응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류 의원의 의상을 문제 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성희롱성 발언이 있다면 비난받거나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일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서 "최근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복장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것을 계기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주요국 의회의 경우 의원 복장에 관한 명문화된 규정이 있는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도 의원 복장에 대한 '최소주의적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의원의 의정활동 수행에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