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요샌 '과외선생' 급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둘째 아이를 낳은 직장 여성 김지연(32.서울시 상계동)씨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구하느라 마음 고생이 말이 아니다.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으니 시간제 베이비시터 대신 숙식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사람이 필요한 김씨다.

적당한 사람을 구하지 못한 김씨는 YWCA를 통해 구한 산후 도우미에게 출근 후에도 아이를 돌봐주도록 요청해 합의를 봤다.

하지만 육아 방법을 둘러싸고 도우미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그는 결국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수소문에 들어갔다.

최근 부쩍 늘어난 베이비시터 업체들이 이런 여성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데서 나아가 엄마들의 주문에 따라 아이와 함께 체육활동을 하거나 학습지도를 해주는 시터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영어로 대화를 해주는 영어 시터까지 운영 중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초등학생들의 경우 학습지도를 겸한 대학생 시터들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공무원인 고혜정(40.여.서울시 도화동)씨는 두 딸인 민아(11)와 민희(10)를 낮엔 할머니댁에, 저녁엔 베이비 시터업체 '아이들 세상'의 대학생 시터인 김지선(25)씨에게 맡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는 김씨는 매일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아이들의 숙제를 돌봐줄 수 있어서 고씨로서는 만족이다.

고씨는 "여자라고 해서 직장에서 일찍 퇴근할 수는 없는 현실이기에 저녁 시간에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늘어나는 맞벌이 부부의 수에 비해 육아를 담당할 만한 경험과 의욕이 있는 사람들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

▶가장 인기있는 곳은 YWCA.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장 오래 활동해온 육아 도우미 파견기관. 엄마들이 가장 신뢰하는 곳으로 꼽는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베이비시터들은 2명의 신원보증인을 두고 신체검사를 거친 사람들로서 경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항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2~3개월 전 예약은 기본이다. 서울 YWCA 02-3705-6013. 대한주부클럽연합회 02-752-4222.

▶야간 보육을 해주는 어린이집=시설 좋은 구립.사립 어린이집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에게 적당한, 한살 미만의 영아들을 받아주는 어린이집이나 오후 7시30분 이후에도 아이를 맡아주는 야간보육을 하는 곳은 그 수가 더욱 적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예약해도 자리가 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 관련 정보를 알고 싶으면 중앙보육정보센터.서울 보육정보센터 홈페이지(http://www.educare.or.kr/children.seoul.go.kr)를 참고하거나 관할 구청에 문의하면 된다.

▶공동육아 조합도 대안=아이의 부모가 조합원이 돼서 아이를 위한 어린이집을 만드는 경우다. 공동육아를 하는 부모는 4백만~5백만원의 조합비를 출자하고 매달 30만원 이상의 운영비를 낸다.

부모가 직접 선생님을 선발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등 원하는 대로 아이 돌보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공동육아연구원 02-764-0606.

▶잘 알려진 베이비시터 업체 이용=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베이비시터 업체는 최근 30여개에 이를 정도로 그 수가 늘었다.

'아이들 세상''놀이 친구''캥거루''베이비 스카이'등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업체들.

가입비를 내고 회원등록을 마치면 시간제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 있다. 비용은 보통 시간당 4천~5천원. 연회비는 5만~7만원선.

하지만 연회비만 챙기고 사라져버리는 업체들이나 소양이 부족한 베이비시터들 때문에 골탕을 먹는 경우도 많다.

비용이 싸다고 해서 무조건 선택하지 말 것. 생긴지 1년 이상 됐는지, 평판이 어떤지 미리 조사해 이용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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