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효과 '톡톡'…도심의 '작은 애마' 킥보드+모터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킥보드와 스케이트 보드를 탈 때 불편한 점.

첫째, 열심히 발을 차야 한다. 둘째, 오르막길에서는 타기가 힘들다. 이런 어려움없이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주말 서울 뚝섬유원지에서 만난 '미니 모터스 00'(http://www.minimotors00.com)회원들이다.

이들은 거리를 지날 때마다 행인들의 관심을 온몸에 받는다.'왱-'하는 엔진 소리에 호기심이 생겨 시선을 돌리면 그들은 이내 뒷모습을 보이며 홀연히 사라진다.

아직 국내에 생소한 이름이지만 회원들이 타는 것은 '모터라이즈드 스쿠터'와 '모터라이즈드 보드'.

33㏄ 2행정 휘발유 엔진을 쓰며 최고 속도는 시속 35㎞. 속도감은 실제의 2배 이상으로 느껴진다.

생김새가 킥보드와 비슷하다. 길이 1m, 폭 50㎝에 바퀴 지름은 20㎝로 킥보드보다 훨씬 크다. 가속 레버와 브레이크 레버로 속도를 조절하는데 자전거를 탈 줄 알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안장을 탈부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

손잡이 부분을 접으면 버스에 들고 탈 수 있으며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다닐 수도 있다. 연비가 ℓ당 50㎞나 되기 때문에 출.퇴근용으로 이용해도 좋다. 적재 중량은 1백10~1백30㎏으로 체중이 웬만큼 나가도 타는데 아무 무리가 없다.

스케이트 보드.스노 보드와 타는 요령이 비슷하지만 모터 스쿠터보다 이용하기가 다소 어렵다.

길이 1.3m, 폭 40㎝며 바퀴는 4개다.

보드 후미에서부터 케이블로 연결된 리모컨을 한손에 쥐고 탄다. 리모컨에는 가속.정지 레버가 달려 있다.

앞바퀴를 드는 윌리, 뒷바퀴를 공중으로 올리는 잭 나이프 등의 묘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

"두 가지 모두 서서 타기 때문에 속도감이 짜릿하죠.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아 남들이 해보지 못한 레포츠를 즐긴다는 것도 매력이고요."

'미니 모터스 00'동호회 회장 이명숙(27.여.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웹프로그래머)씨의 설명이다.

"운동 효과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에요. 기마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하체가 튼튼해지구요. 회전을 하려면 허리도 많이 써야 돼요. 자연스럽게 몸매가 좋아지죠"라며 이씨는 자신의 몸매를 은근히 뽐낸다.

동호회는 결성된 지 이제 갓 돌이 지났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입한 회원은 벌써 1천명을 넘어섰다. 매월 셋째 일요일 서울 여의도시민공원에서 열리는 정기 모임에는 20~30명이 참여한다. 나이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에 대부분.

신기한 레포츠를 구경시켜 주기 위해 모임 때 애인.아내 등을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

'세 자녀의 아빠'인 김성열(34.회사원.서울 성북구 정릉동)씨는 "한번 맛들이면 가까운 슈퍼나 비디오점에 갈 때도 매번 타고 갈 만큼 푹 빠지게 된다"고 자랑을 늘어 놓는다.

정기 모임 때 다른 회원들의 장비를 빌릴 수 있어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자동차 도로에 나갈 때는 이륜원동기 이상의 면허를 갖고 있어야 한다.

1997년부터 ㈜바른 걸음이 미니 스쿠터.보드를 전문 생산하고 있으며 ㈜인간과 기술(http://www.tamipark.com.02-2267-7660~1)이 판매를 대행한다. 전국 광역시와 제주도 등 16개 도시에 대리점이 있다.

가격은 모터 스쿠터가 49만5천~69만3천원, 모터 보드는 77만원대.

미니 모터스 홈페이지에서 중고품이 거래되기도 한다. 대형 오토바이 판매점에서도 대만제 등 수입품을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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